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전 세계 항공사들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각 부문에서 적극적인 대책에 나서고 있습니다. 기내 감염을 막기 위해 항공기 소독에서부터 기내식 위생까지, 전 부문에서 빈틈없는 대응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혹시나 생길지 모르는 기내 응급 상황을 막기 위해 의료 대책까지 마련하고 있죠.

그렇다면 만약 고도 수만 피트의 하늘 위를 날고 있는 비행기 안에서 승객의 건강에 갑작스러운 이상이 생겼을 땐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때 기내에 전문 의료인이 함께 탑승하고 있지 않다면 승무원들은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는데요. 그래서 항공사에서는 비행 중 예기치 않은 환자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의료장비를 탑재하고 객실 승무원들에게 각종 교육을 하고 있죠. 지금부터는 기내 의료장비는 과연 어떤 것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동제세동기부터 구급약까지


기내는 지상보다 낮은 산소와 기압, 습도 등으로 인해 지상에서는 건강상 별문제가 없던 승객들도 불편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상황과 원인에 의해 환자 승객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요. 항공사들은 이런 응급 상황 발생에 대비해, 객실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응급처치에 필요한 전문 교육을 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전문 교육 시에는 공인받은 응급처치 강사 자격을 소지한 항공의료센터 소속 의사와 간호사가 직접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응급처치 교육을 하고 있는데요. 그뿐만 아니라 기내에 의료장비를 여객기에 탑재하고 관리하는 것도 항공사의 임무죠. 기내에 비치된 응급처치 장비는 전문 의약품과 간단한 수술이 가능한 기구를 포함해 굉장히 다양한 편입니다.

우선, 빈번히 발생하는 소화불량이나 복통 등에 대비해 소화제와 진통제, 구토 멀미약, 연고 등이 들어있는 메디컬 키트가 있는데요. 골절 및 화상 등의 외상에 대비해 거즈와 부목, 밴드 등이 들어있는 구급 키트도 있습니다. 의사와 간호사 같은 의료인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국제 규정에 맞는 응급 의료 키트도 있죠.

이 응급 의료 키트에는 기내에서 간단한 수술까지 가능하도록 장비가 갖춰져 있습니다. 청진기를 비롯해 일회용 주사기, 주삿바늘, 수액세트, 외과용 마스크, 가위와 탯줄 집게 등이 있죠. 실제로 기내에서 이 응급 의료 키트를 생각보다 많이 사용하게 된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심실세동과 같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에 사용할 수 있는 자동심실제세동기와 자동혈압계와 혈당계에 이르기까지 기내 의료 장비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고 하는데요. 이런 장비들은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환자 승객에 대한 필수적인 장비인 만큼 수시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의료진들의 도움 받기도


앞서 언급한 응급 의료 키트의 경우에는 의료진이 아니면 실제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승무원들은 모두 보조자의 역할만 수행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기내에서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승무원들은 승객 중에 의사 면허 소지자가 있는지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의사는 의료 행위를 도와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협조 시에는 마일리지나 기념품 등을 제공한다는 게 항공사 측의 설명인데요. 만약 기내에 의사가 없으면 비상통신으로 근처 상공을 날고 있는 항공기에 의사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혹은 지상의 항공전문 의사를 찾아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게끔 하죠. 최근 대부분의 항공사에서는 자체 의료센터 또는 계약된 지상 의료진이 있어 기내에서 응급상황 발생 시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중환자의 경우엔 탑승 전부터 항공사 측에서 의사 동행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국제항공수송협회의 병약승객 탑승허가 관련 규정들을 보면 항공사는 병약 승객에 대해 자세한 의료 정보를 요구하고, 면허가 있는 의사의 동승, 건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특수 장비를 요청할 수 있죠.

이 때문에 질환을 앓는 승객의 경우 여행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데요. 당뇨가 고혈압 등의 지병이 있다면 반드시 여행 전에 의사의 진단을 받고 필요한 약을 챙기도록 해야 합니다. 천식이나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환자 중 기내에서 의료용 산소가 필요한 경우에는 사전에 요청하면 기내에서 공급받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대한항공 기내에서 아기 출산


지난 2010년에는 임신 7개월 된 승객이 대한항공 비행기 내에서 아이를 출산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이 승객은 LA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이륙 8시간 후 복통을 호소하며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하는데요. 승무원들은 승객에게 기내에서 산소를 공급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죠. 출산이 임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기장은 위성 통신망을 통해 지상에 이 사실을 알렸는데요. 대한항공 본사에 있는 항공의료센터에서 당직 근무 중인 의사와 연락을 취해, 일등석으로 승객을 옮기고 기내 출산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침 승객 중 심장내과 전문의와 출산경험이 있는 승무원을 포함해 도우미로 나서기도 했죠.

다행히도 진통이 시작된 지 1시간 만에 일본과 인접한 태평양 상공 3만 피트에서 건강한 남자아기를 출산했는데요. 대한항공 관계자는 “기내에서 아기가 태어난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출산 후 기내 곳곳에서 승객들이 박수와 함께 벅찬 감동을 함께 나눴다고 전했습니다.

응급상황 위해 비상착륙


그렇다면 기내 의료장비로 응급처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증상이 악화하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흉통과 호흡곤란, 의식변화 등 빠른 병원 이송이 필요한 경우에는 기내 의료진과 지상 의료진, 기장 등의 협의로 회항 등의 비상착륙을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공사에서 의학적 문제로 인해 비상착륙을 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는 흉통 등의 심혈관질환, 경련이나 중풍 등의 신경학적 질환 때문인데요. 항공기가 회항을 하게 되면 목적지까지 운항하기 위한 연료를 포기해야 함은 물론, 환자 승객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의 여정이 연기되는 등의 경제적, 인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죠.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행 전 환자 승객이 준비해야 할 부분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거나, 기내에 적절한 응급처치 제공을 위한 교육과 의료 장비 탑재 등의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한편, 기내에 탑재된 의약품 및 의료기기는 기본적으로 항공법 및 국제민간항공기구, 미연방항공청, 국제항공운송협회의 관련 규정을 참고로 해 구성된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