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에게 “돈 써달라”라고 간곡히 부탁하는
중국 상황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가 경제 위기에 빠졌습니다. 유엔 산하 세계 관광기구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지 70년 만에 국제 관광업이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대부분 관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이 그 피해가 굉장한데요. 각국의 여행 제한과 봉쇄 조치가 7월 초 해제된다고 해도 관광객 수는 지난해 절반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습니다.

심각한 경제 위기 해결을 위해 각국의 정부들은 특단의 조치를 내렸습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첫 희생양이 된 중국은 국민들이 무조건 돈을 쓸 수 있도록 파격적인 정책을 내놓았는데요. 그 효과도 엄청나다고 합니다. 어떤 정책일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비 쿠폰으로 적극 소비 장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기 회복을 위해 소비 쿠폰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소비 쿠폰은 화폐처럼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쿠폰이나 할인권입니다. 소비 쿠폰은 지방 정부마다 지급 방식이 다른데요. 상하이, 칭다오같이 알리바바나 징둥닷컴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소비 쿠폰을 지급하는 곳이 있습니다. 한편 중국 모바일 거래 시스템인 알리페이에 쿠폰을 지급하는 곳도 있죠.


소비 쿠폰은 지역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100위안, 50위안, 10위안 등 금액 단위별로 구분해 지급되거나 할인권 형태로 나눠줍니다. 가장 먼저 소비 쿠폰을 발행한 곳은 산둥성 지난시 정부인데요. 이후 3월 13일부터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상무부 등 23개 부서가 소비 촉진 정책을 내놓은 이래로 소비 쿠폰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에도 2000만 위안(약 34억 5000만 원) 상당의 온라인 소비 쿠폰을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쿠폰은 발행 날부터 슈퍼마켓, 쇼핑몰, 식당 등에서 사용 가능하며 일주일 안에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우한시는 업종별로 필요한 순서를 고려해 소비 쿠폰을 5월 31일까지 6주간 매주 목요일 정오에 동일한 방식으로 소비 쿠폰을 배포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개점 18시간 만에 매출액
1조 7000억 원

소비 쿠폰의 위력은 상당합니다. 소비 쿠폰은 현금이나 바우처 지급보다 바로 소비로 직결되기 때문에 그 효과도 굉장히 빠르게 나타나는데요. 상하이 도심에 있는 한 백화점은 반값에 가까운 가격에 물건을 사기 위해 인파가 모이면서 개점 18시간 만에 매출액 1조 7000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소비 행태는 일명 ‘코로나 소비’라고 불리는데요. 중국인들 사이에 코로나로 못 쓴 돈을 쓰자는 ‘보복 소비’가 크게 증가한 것입니다.

또한 지난 4월 중국 메이르징지신원은 항저우 정부가 발행한 2938만 위안의 소비 쿠폰이 이 지역에서 4억 5300만 위안의 오프라인 소비를 창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려 쿠폰 사용금액의 15배에 이르는 소비가 이뤄진 것이죠. 백화점이나 마트 외에도 각종 식당, 주유소의 매출도 급증했습니다. 항저우 시내 주요 편의점 하루 평균 매출도 소비 쿠폰 발급 후 20% 넘게 증가했죠.

궈타이쥔안 증권도 소비 쿠폰 발행으로 발생하는 경기 활성화 효과를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소비 쿠폰이 여러 가지 경제 부양 정책 중에서도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저소득 가정의 경제 부담을 덜어주며 소비 증가를 통한 제조업 생산 확대를 유도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장기적으로 볼 때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지역별 재정 여력이 달라 소비 쿠폰을 발행하지 못하는 도시도 많은 만큼 전국적으로 소비를 유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소득이 증가하지 않으면 소비를 근본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는 예측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월급도 소비 쿠폰으로
지급해서 논란

중국 후난성 일부 도시는 공무원과 교사 등 월급 일부를 소비 쿠폰으로 지급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습니다. 중국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쿠폰은 소비 기한과 장소가 정해져있고 모든 쿠폰은 5월 5일까지 사용해야 했는데요. 창사와 샹탄 같은 후난 성의 다른 도시도 비슷한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죠.

샹탄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 교사는 보너스 1천 위안(약 17만 원)이 공제됐으며 그 대신 소비 쿠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소비 쿠폰으로 가스비나 수도세를 낼 수가 없어 교사들은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앞서 인터뷰한 교사는 “우리 교사들은 분함을 참고 있다. 너무 부당한 일”이라면서 “내 돈인데 내가 원하지도 않는 곳에 써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한국도 11일부터 중국의 소비 쿠폰과 비슷한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소득이나 재산과 상관없이 대한민국 모든 국민에게 지급되며, 주민등록 세대 기준과 건강보험료 납부 가구를 기준으로 하고 있죠. 1인 가구 40만 원부터 4인 이상 가구는 10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됩니다.

지원금은 기초생활 수급자를 포함한 사회적 배려 계층에게는 현금으로 지급됩니다. 그 외 국민들에게는 선불카드나 지역사랑 상품권, 카드 포인트 등으로 지급되죠. 지원금은 마트나 백화점, 유흥, 도박 시설에서는 사용이 불가하며 동네 마트나 서점, 학원 등에서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마트 안에 입점되어 있는 미용실이나 병원 등 ‘숍인숍’ 매장에서는 사용이 가능합니다.

정부는 지원금을 통해 소비가 증가하고 자영업자와 기업의 매출이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경제 성장률 제고 등의 선순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긴급 재난 지원금 지급액을 7조 6000억 원으로 가정했을 때 성장률이 0.174~0.192% 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 연구실장은 “지원금 지급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일부 있겠지만 큰 기대를 할 만큼은 아닐 것이다. 일회성 정책이기에 효과도 일시적일 것이다”라며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봤습니다. 지원금은 8월 31일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이번 정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경제 침체가 타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