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크게 꺾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 봉쇄 완화 조치가 본격화되고 있는데요. 상점과 음식점, 술집 등이 영업을 재개하며 점진적으로 경제활동을 정상화할 채비를 서두르는 분위기죠. 인명 피해가 다소 줄어들자 국경을 개방하고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도 하고 있는데요. 초토화된 관광산업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관광 산업의 비중이 큰 유럽 국가들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경제 회복을 위해 하나 둘, 국경을 열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사태가 가장 심각했던 이탈리아는 다음 달부터 관광객을 받기로 했죠. 하지만 유럽은 여전히 하루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이대로 정말 괜찮은 걸까요? 오늘은 위험까지 감수하며 관광객을 유치하기로 한 유럽의 상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유럽


코로나19의 여파로 유럽의 경제가 위기에 빠졌습니다. 유럽은 전세계 관광객의 절반이 찾는 곳인 만큼, 전체 경제에서 관광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죠. 따라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함으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었는데요. 이에 무너진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서둘러 관광객을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실제 유럽의 관광 산업 피해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연중 내내 관광객으로 붐비던 주요 도시에서는 이미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는데요. 폐업 절차를 밟고 있는 호텔과 식당들도 많죠. EU는 코로나19로 인해 회원 27국 전체의 관광 업계가 월 약 1조 3,300억 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탈리아는 관광 산업이 국내총생산의 13%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데요. 이처럼 세계 각지에서 찾아오는 관광객에 의지해 고용과 성장을 이끌어왔던 유럽으로서는 봉쇄령으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 산업을 회생시키는 게 급선무죠. 이에 유럽 여러 국가는 내달부터 점진적으로 국경을 개방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코로나19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는 판단과 함께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관광 산업을 다시 살리려는 의도가 깔린 것입니다.

서둘러 빗장 여는 나라들


이에 유럽에서 관광 산업의 비중이 큰 이탈리아와 그리스, 터키가 가장 먼저 봉쇄를 풀고 관광객들을 받을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여러 유럽 국가가 국경을 푸는 데 미온적이어서 이들이 기대처럼 관광객들을 끌어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죠.

우선 올여름 성수기까지 관광 사업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단계적인 국경 봉쇄 해제를 추진하고 있는데요. 가장 먼저 이탈리아 정부가 다음 달 3일부터 국경을 재개방합니다. 유럽 내에서 통행의 자유를 보장한 ‘솅겐 조약’에 가입한 26국 관광객을 우선 받아들이기로 했죠. 지난 3월 10일부터 이탈리아 국민에게 적용되었던 이동 제한 조치도 완전히 철폐하기로 했습니다.

고용의 20%를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그리스도 7월 1일부터 외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전면 허용하겠다고 밝혔죠. 봉쇄령이 완화되면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해수욕장을 개장하기도 했는데요. 다만 사회적 거리 두기는 해변에서도 유지돼, 1㎢당 40명만 입장이 허용되었고 파라솔도 4m씩 떨어뜨려 설치됐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오는 6월 15일 주변국들에 대한 국경 통제를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식당과 카페 영업도 서서히 재개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독일과 프랑스, 스위스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국경을 개방해 관광을 재개하기로 했죠. 터키는 20일부터 31개국 국민의 의료관광용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반면, 스페인은 봉쇄를 푸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2차 유행 촉발 우려도


그러나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관광 산업이 이른 시일 안에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유럽은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가 가장 많은 대륙인데요. 이번 사태를 통해 의료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점까지 노출됐기 때문에 당분간 관광객들은 유럽행을 주저할 수밖에 없죠. 일각에선 안전한 여행은 백신 개발이 예상되는 3년 뒤에나 가능할 거라는 비관적인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 각국에서는 봉쇄 조처 완화 일주일도 채 안 돼 벌써 긴장이 풀린 듯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주민들이 사회적 거리를 무시하고 대거 거리로 몰려나와 우려를 증폭시키기도 했는데요. 대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 역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습니다.

이런 우려와 함께, 서둘러 관광을 재개하면 코로나19 재확산에 불을 댕기는 2차 유행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유럽에서는 아직 매일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만큼, WHO는 각국의 봉쇄 완화와 관광 재개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죠. 이에 유럽의 빗장풀기가 성공적인 생활방역과 맞물리면서 경제 회복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제2차 유행의 신호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