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비행기 탑승권을 여권 사이에 끼워 몇 시간씩 들고 다녀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사람은 드문데요. 대체로 탑승 시간이 다가오면 탑승구와 편명, 좌석 정도를 확인하는 게 전부죠. 그런데 주목받지 못하는 탑승권 위 글자들 중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알파벳이 있습니다. 분명 같은 이코노미 클래스 표를 예매했는데 어떨 때는 ‘Y’이기도 하고, 어떨 때는 ‘G’가 표기되기도 하는데요. 탑승권 우측에 암호처럼 적힌 대문자 알파벳, 왜 발권할 때마다 알파벳이 달라지는 걸까요?

비행기 좌석 등급은 크게 이코노미·비즈니스·퍼스트클래스 세 가지로 나뉘지만, 이 분류가 전부는 아닙니다. 기내 좌석 중 가장 저렴한 이코노미석에도 여러 등급이 존재하죠. 이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비행기 탑승권에 나오는 알파벳인데요. 일명 ‘예약 클래스 코드’ 라고 불립니다. 동일한 좌석 등급이어도 항공권 구입시 낸 요금에 따라 적용되는 예약 클래스가 다르죠. 

특히 이코노미석은 다수의 승객이 탑승하기 때문에 예약 클래스가 10단계 이상 세분화 되어있는데요. 비즈니스석과 퍼스트클래스석 안에도 각각 3~4단계 있죠. 국내 주요 항공사를 예로 들면 대한항공은 이코노미석 16단계·비즈니스석 7단계·퍼스트클래스석 4단계로,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5단계·7단계·4단계로 분류합니다. 즉, 대한항공은 무려 27등급, 아시아나항공도 26등급에 이르는 것이죠. 하지만 대개는 이런 사실을 잘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예약 클래스가 달라도 실제 비행기를 탑승했을 때 서비스에 차이가 크지 않아 굳이 몰라도 상관없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항공사들이 이토록 세세하게 예약 클래스를 나눠 티켓을 관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이 알파벳 안에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항공사들의 요금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팔리지 않는 자리는 재고가 아니라, 곧바로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고객이 티켓을 구매하도록 가격과 서비스를 조정하는 것인데요. 

기본적으로 빈 좌석을 최소화해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죠. 그래서 같은 좌석 등급에서도 항공권 구입 가격에 따라 예약 클래스가 세세하게 나뉘는 것입니다. 간혹 같은 비행기인데 티켓 가격이 다른 것에 대해 항의를 하는 고객들이 있기도 한데요. 이럴 때는 예약클래스를 확인하면 이해가 됩니다. 

예약 클래스의 알파벳은 항공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국제민간항공협회에서 지정한 기준 코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요. 일반적으로 Y는 이코노미석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지불했다는 의미입니다. 정가로 산 1년 유효기간의 오픈티켓이죠. 변경 옵션이 가장 많고, 이코노미석이 만석일 때 혹은 오버부킹된 상황에서 비어있는 비즈니스석이 있다면 Y 클래스 승객은 승급 후보 1순위가 됩니다. 

K, L, U 등은 얼리버드 티켓에 해당 되는데요. 비교적 저렴하지만, 유효기간이 짧고 변경에 대한 제한이 많습니다. G는 보통 단체 할인이 적용된 티켓인데요. 여행사에서 단체로 구매해서 싸게 파는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이보다 더 낮은 클래스의 티켓은 일정이 임박해서 잔여 좌석을 채우려고 처분하는 소위 특가 땡처리 티켓들이 대부분인데요. 아예 환불이 되지 않고, 일정 변경도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알파벳에 따라 마일리지 적립률도 천차만별입니다. Y를 포함해 정상가로 티켓을 산 B, M, H, E, Q,K, S 클래스는 마일리지가 100% 적립되는 반면, G는 마일리지 적립률이 80%입니다. T는 얼리버드 특가 혹은 여행사에서 땡처리 티켓을 구매한 경우로 적립률이 20~70%로 떨어지는데요. X는 전액 마일리지로 구매한 티켓 또는 항공사 관계자나 가족에게 제공되는 티켓으로 아예 적립되지 않죠.

그렇다면 저가 항공사는 어떨까요? 저가 항공사 티켓에도 예약 클래스는 존재하지만, 메이저 항공사만큼 세분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마일리지 제도를 운용하지 않고, 좌석 등급도 이코노미석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할인을 많이 받은 티켓일수록 변경 수수료가 올라갈 뿐 그 외 서비스에 차이는 없죠.

결국, 예약 클래스가 달라도 실제 탑승에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항공권을 환불 및 변경하는 경우와 마일리지 적립 등의 서비스와 혜택 면에서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인데요. 그러나 항공사들은 예약 클래스에 따른 자세한 혜택의 차이를 전면 공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물론 고객이 온라인으로 발급받은 E-티켓으로 본인의 예약 클래스를 미리 확인하고, 개별적으로 문의하면 알아볼 수 있죠. 비행기를 타기 전 내 예약 클래스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