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를 타기 전 많은 여행자의 기분을 망치는 것 중 하나는 공항의 까다로운 보안 검색을 거치는 일입니다. 번잡한 공항에서 입국 심사를 위해 긴 줄을 기다리다 보면 비행기를 타기도 전에 기진맥진하곤 하죠. 특히 공항의 보안 검색대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 하루 이틀 일이 아닌데요. 그러나 만약 여러분의 탑승권에 ‘SSSS’ 라는 코드가 찍혀 있다면 평상시보다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자의 갖가지 정보가 담겨있는 탑승권에 이 코드가 찍혀있다면, 여행에 있어서 불리한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데요. 오늘은 미국여행 시 비행기 탑승권에 찍히는 ‘SSSS’ 코드의 비밀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SSSS’ 코드는 ‘Secondary Security Screening Selection’ 의 약자로 보통 체크인을 하면서 받은 탑승권의 오른쪽 하단에 나와 있는데요. 탑승권에 이 코드가 찍혀있는 승객은 2차 보안 검색을 받아야 한다는 일종의 표시입니다. 즉 공항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고도 또 한 번 엄격한 보안 검사를 받아야 하는 요주의 인물로 선정됐다는 뜻이죠.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타는 여행객 중 일부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여행객들은 미국 공항에 도착해 입국 심사를 기다리는 긴 줄을 통과하고도, 30분 이상 2차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하는데요. 미국 교통안전청 직원들에게 몸수색과 가방 수색을 추가로 받게 되며, 신원 재증명을 요구당하거나 여행 계획과 여정에 대해 자세하게 물을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 과정에서 전신을 투시하는 검색대를 통과하거나, 심한 경우에는 속옷을 제외한 모든 옷을 탈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그러나 이런 정책이 최근에 시행된 것은 아닙니다. ‘SSSS’ 코드는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 이후 입법된 미 운수보안국의 안전 비행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10년경 부터 도입한 시스템인데요. 무작위로 탑승권에 이 코드가 찍힐 확률은 1만 명 당 5명으로 즉 0.05%에 불과하지만, 일단 이 같은 탑승권을 받아들면 더 까다로운 보안 검색을 거쳐야 하는 불편이 불가피합니다.

테러와 범죄를 막기 위해 시행한 방법이라고 말하지만, 문제는 아무런 문제 없는 여행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인데요. 앞서 인천 국제공항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승객 몰래 탑승권에 ‘SSSS’ 코드를 찍은 뒤 무작위로 알몸 검색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기도 했습니다. 당시 인천 국제공항은 미국 교통안전청이 통보한 자료를 가지고 아무런 검토 없이 이 코드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3세 유아부터 70세 노인까지 무차별적으로 선택됐으나, 위해 물품이 적발된 경우는 한 건도 없어 해당 제도가 남용됐다는 지적도 나왔죠.

그렇다면 ‘SSSS’ 코드의 대상자는 누가 되는 것일까요? 미 운수보안국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 연방 수사국인 FBI의 보복 테러행위 감시 목록에 올라 있는 경우 혹은 무작위로 선정된다고 합니다. 결국 수많은 여행객들이 이유도 알지 못한 채 2차 보안검색을 받게 된다는 것인데요. 선정되는 기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미국 교통안전청에서는 컴퓨터로 ‘SSSS’ 코드의 대상자를 무작위로 선택한다고 밝혔는데요. 실질적으로는 불법 체류가 의심되는 편도 항공권만 예약하거나 개인정보가 남지 않도록 현금결제를 한 경우, 출발 당일에 항공권을 산 경우 등이 검색 대상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한, 요주의 인물 리스트에 올라가 있거나, 터키 등 특정 국가나 위험 지역을 여행한 경우에도 이 코드가 찍힐 위험이 높다고 하죠.

하지만 이러한 코드를 받게 된 여행객의 대부분이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들이라는 소문이 돌며 논란이 되기도 했는데요. 정확한 선정 기준이 없어 사생활 침해나 인종차별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탑승권에 ‘SSSS’ 코드가 한 두 번 찍혀나오는 것은 지극히 정상인 일이지만, 만약 매번 또는 꽤 자주 이 코드가 찍혀 나온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을지도 모를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