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은 아이돌 스타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접하고 싶은 마음에 다양한 방법으로 팬심을 표현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 중 일부 극성팬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그들에게 다가가곤 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비행기 1등석과 비즈니스석 티켓을 구매해서 접근하는 것이죠. 최근 인기 아이돌 그룹 워너원의 외국인 팬들이 1등석 비행기 표를 구매해 기내에서 소동을 일으킨 것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팬들이 이렇게 비싼 항공권을 구매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 걸까요?

얼마 전 홍콩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대한항공 비행기에 탔던 300여 명의 승객들이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려야 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는 20대 중국인과 홍콩인 등 승객 4명이 출발 직전, 별다른 이유 없이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며 생떼를 부렸기 때문인데요. 이에 항공사는 보안점검을 위해 탑승했던 승객 전원을 모두 하차하도록 했습니다. 보안 규정상 1명이라도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리면, 승객이 위험한 물품을 기내에 두고 내렸을 우려가 있어 보안점검을 다시 해야 하기 때문이죠.

홍콩발 비행기에서 하차한 승객들은 워너원의 극성팬들로 애초에 이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갈 의향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들은 워너원 멤버들을 가까운 곳에서 보고 싶어서 1등석 비행기 표를 구매한 뒤 이륙을 준비하던 비행기에서 내려 환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죠. 결국 극성팬 때문에 다른 승객 360여 명 승객 전원은 비행기에 실었던 짐을 들고 내렸다가, 다시 보안 검색을 받고 탑승했으며 출발은 1시간가량 지연됐다고 합니다.

워너원 멤버를 보겠다며 비행기표를 구매했다가 취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인천공항에서도 일부 극성팬 70명이 탑승구역에서 멤버들을 가까이에서 보려고 티켓을 구매했다가 취소한 사태도 벌어진 바 있죠. 이렇게 되면 멤버들의 뒤를 바짝 쫓아다니며 사진도 찍을 수 있어 팬들에겐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일까요? 이들은 비행기 좌석 등급이 높을수록 환불 수수료가 거의 없다는 제도를 악용한 것인데요. 일부 국내 항공사의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 항공권은 당일 예매했다가 당일 취소하면 위약금이 없습니다. 또한, 홍콩발 서울행 노선 1등석의 가격은 200만원에 가깝지만, 환불에 따른 수수료 등은 없거나 혹은 있어도 10만원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죠. 그래서 팬들은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공항 탑승구까지 와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만 본 후 출국이 임박해 환불을 요구하거나, 비행기에서 아이돌 사진을 찍어서 공유하거나 판매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도 넘은 극성팬들의 이러한 이기적인 행동이 다른 승객들에게도 큰 불편을 주고 있다는 것인데요. 비행기 탑승과 출발이 지연될 뿐만 아니라, 극성팬들이 미리 티켓을 예약해둔 탓에 실제로 비행기를 이용해야 할 승객들이 표가 없어 타지 못하는 일도 종종 벌어지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홍콩 경찰을 불러 말썽을 일으킨 워너원 극성팬들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으나, 홍콩 경찰은 승객들의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조사대상이 아니라며 조사하지 않았는데요. 항공사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이들의 항공 요금을 환불했고, 이륙지연으로 인한 비용도 홍콩 국제공항에 지불하는 등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습니다.

이렇듯 아이돌을 보기 위해 비행기 표를 샀다가 환불하는 일이 종종 발행하자, 대한항공은 2019년 1월 1일부터 국제선 모든 항공편에 대해, 출국장 입장 후 탑승을 취소하면 기존 예약부도위약금에 20만원을 추가로 부과한다고 밝혔죠. 이처럼 비뚤어진 아이돌 팬덤 문화에 대한 문제 제기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지만, 개선의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데요. 이럴 때일수록 더욱 성숙한 팬의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