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승무원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직업 중 하나입니다. 비교적 높은 보수와 언제나 여행을 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일까요? 수백 대 일의 치열한 경쟁률도 마다치 않고 승무원이 되고자 하는 이들은 넘쳐나죠. 하지만 승무원은 “비행 내내 서서 간다”, “서울에서 해외까지 걸어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생각보다 고달픈 직업입니다.

이들은 좁고 한정된 공간인 기내에서 무거운 카트를 밀면서 승객들에게 식사를 나눠주고, 치우고, 또 면세품까지 팔아야 하는데요. 진상 승객이라도 탑승하는 날이면 고통은 배가 되는 감정노동자이기도 하죠. 이렇듯 승무원 역시 여타 직업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고충에 시달리는데요.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건강입니다. 몸에 꽉 끼는 유니폼을 입고, 시차를 넘나들며 수 시간 비행하다 보면 건강에 소홀하기 쉽죠. 그래서 승무원들 사이에서는 ‘몸이 재산’ 이라는 뼈 있는 농담이 오가기도 합니다. 건강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비행을 하지 못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그렇다면 이들이 달고 사는 질병에는 과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객실 승무원들이 가장 많이 걸리는 상병은 염좌와 타박상입니다. 항공기가 갑작스럽게 흔들리게 되면 부상을 당하기 쉬워, 발을 삐끗하거나 허리를 다치기도 하는데요. 타이트한 유니폼과 무리한 신체의 움직임이 직접적인 원인이죠.

기내 기압 차로 인한 신체적 압박으로 혈액순환 등에 어려움이 있는데다, 유니폼까지 몸에 꽉 끼다 보니 위장장애도 발생하는데요. 여기에는 불규칙한 생활 리듬과 식생활, 스트레스 등도 한몫을 하죠. 이 때문에 위장의 소화기능이 떨어지면서 소화불량이나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등에 걸리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많이 나타나는 질병은 허리 통증과 근골격계 질환인데요. 승무원들은 흔들리는 기내에서 장시간 서 있거나, 구두를 신고 쉴새 없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구두의 재질이 너무 딱딱하고 불편해서, 장시간 신고 근무할 경우 족저근막염이나 발 질환을 호소하기도 하는데요. 종종 난기류, 카트 등에 의해 다치거나 상해를 입는 경우도 있죠.

한달에 최소 10~20회 이상 비행기를 타는 승무원들은 비행기 이착륙 시 겪는 갑작스러운 압력 변화 때문에 중이염에 걸리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귀가 막힌 듯 답답하고 본인의 목소리가 울리며, 진행될수록 고막의 안쪽에 물이 차고 심할 경우 출혈을 동반하기도 하죠. 특히 신입 승무원들이 통과 의례처럼 겪는 질병인데 잦은 비행을 하면서 신체가 적응해나간다고 하네요.

진에어는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객실 승무원 유니폼을 청바지로 하고 있는데요. 다리에 꼭 붙는 이른바 ‘스키니진’을 입기 때문에 방광염이나 질염, 땀띠 등에 시달리는 승무원이 상당수라고 합니다. 기압이 오르는 기내 특성상 몸에 달라붙는 청바지가 다리를 더욱 옥죄어오기 때문이죠.

이 유니폼의 디자인 총괄은 조현민 전 전무가 담당했습니다. 당시 불편하다고 호소한 임직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청바지 유니폼을 강제하며 독단적인 결정을 내렸다는데요. “청바지 때문에 쓰러졌던 승무원도 있었다”고 밝힌 한 승무원은 비행기 비상착수 시 승무원이 물에 빠질 경우, 구명조끼를 착용해도 물을 흡수한 청바지 때문에 몸이 무거워 비상탈출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진에어는 올해부터 승무원들에게 치마 착용을 허용하기로 했는데요. 유니폼에 청바지 외에도 치마 형태의 유니폼을 추가하기로 한 것이죠. 또한, 청바지에는 신축성을 강화해 그간 제기되었던 개선 의견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는 입장입니다.

이를 보면 알 수 있듯, 승무원이라는 직업이 그렇게 마냥 좋기만 한 직업은 아닙니다. 다른 어떤 분야 못지않게 강인한 신체와 정신력을 요하는 분야죠. 그러니 항공사들은 승무원이 어떤 위험 요인에 얼마나 노출되고 있는지부터 제대로 조사하고, 건강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