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주변 실거주자들이 입모아 말한 가장 치명적인 단점 ‘소음’은 열악한 주거 환경으로 꼽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2015년부터 5년간 층간 소음 민원은 5,350건으로 집계되면서, 소음이 주거 불만을 야기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대두되기도 했죠. 그런데 층간 소음처럼 이웃 간 배려로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주거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공항 주변 아파트인데요. 과연 극심한 소음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도록 하죠.

건강 문제까지 우려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일반 층간 소음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항공기 소음은 웨클이라는 단위로 측정되는데, 인간은 63웨클을 넘어서면 맥박수가 증가하게 되는데요. 이후 73웨클은 수면장애가 발생하고, 93웨클을 넘어갈 경우 청력 장애까지 앓을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일반 성인남녀보다 쇠약한 아이나 노인이라면 이보다 더 낮은 수치에서도 건강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하겠죠.

특히 민간 공항 주변의 피해가 막심한 상황입니다. 운항 횟수에 따라 소음을 겪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김포공항 인근에 위치한 서울 양천구 신월 3동의 경우, 2018년 평균 387대에 달하는 비행기가 지나다녔습니다. 주민들은 하루 3분 꼴로 비행기가 이동하는 소음에 시달린다고 밝혔죠. 종일 계속되는 소음을 조금이라도 막고자 매번 창문을 닫아도 소음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합니다.

떨어지는 집값

무엇보다 갈수록 떨어지는 집값에 공항 주변 주민들의 걱정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김포공항이 인근에 위치한 ‘고강 1차 아파트’는 서울과의 인접성, 재건축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23평 실거래가가 1억 7,000만 원 선을 웃돌고 있는데요. 대구는 민간공항과 군 공항이 한자리에 모여 있어, 소음 공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특히 공항 주변인 지저동과 불로동, 검단동 단지 거주자들의 불만이 큰 편인데요. 검단동 ‘영도 파라다이스 아파트’는 20평 매매가가 6,400만 원, ‘청구 유성아파트’는 14평 매매가가 1억 원입니다. 공항 뒤편에 자리한 도동 ‘에덴공항 3차’ 아파트 또한 22평이 1억 원으로 실거래가가 다소 낮았는데요. 모두 항공기 소음으로 불편을 겪은 단지이죠.

부산 역시 김해국제공항 인근 낙동강 벨트 지역에서 집값도 비슷했습니다. 공항 옆쪽 명지동 내 17~20평 단지들 대부분이 1억 원대를 호가하고 있는데요. 모두 역세권에 속한 단지들임에도 저조한 성적입니다. 제주 애월읍도 제주공항 항공기 소음에 애월항 소음까지 더해져 주민들의 한숨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제주도 인구의 14%인 6만 6,000명이 항공기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보상 한 끗 차이 차이

정부에서도 이와 같은 피해에 보상 제도를 펼치고 있습니다. 방음벽 설치를 지원하거나, 소음을 피하고자 창문을 닫아두는 주민들에게 냉난방기 설치와 전기료로 보상하는 중인데요. 이러한 지원 제도는 소음 정도를 측정해야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1웨클 차이로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기도 해, 억울함을 느끼는 주민들도 종종 존재하죠.

군 공항 소음 피해 보상은 매번 법정 소송을 진행해야만 해, 그 절차가 더욱 복잡합니다. 이로 인해 소음 문제가 심각했음에도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주민들도 많았는데요. 다행히 2019년 11월 ‘군용비행장·군 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소송 없이도 1년 단위로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원·광주·대구의 경우 군 공항 소음이 85웨클 이상, 이외의 지역은 80웨클 이상을 넘어갈 때 해당 법률을 적용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