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의 인명을 책임지는 비행기 조종사가 음주를 한 채로 조종간을 잡겠다고 나서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때론 그 어려운 일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기도 하죠. 얼마전 일본항공의 부조종사가 음주 비행으로 인해 영국 런던의 히스로 공항에서 항공법 위반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었는데요.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조종사가 비행 직전 실시한 음주 단속에서 적발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항공 안전을 위해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죠. 그렇다면 음주한 조종사는 과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 것일까요?

지난해 12월 국내 항공사 진에어 소속의 부기장이 청주 공항에서 이륙 직전 국토부가 실시한 음주 단속에 적발됐습니다. 비행기 조종사의 경우 혈중알코올농도 0.02% 이상이면 비행을 할 수 없는데요. 음주 측정을 하는 과정에서 비행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죠.

해당 부기장은 비행 전날 밤에 4시간 20분 동안 지인 3명과 함께 2차에 걸쳐 소주 8병을 마셨다고 진술했습니다. 심지어 이 항공기는 오전 7시 25분 제주로 출발할 예정이었는데요. 이른 아침 시간의 운항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양의 술을 마신 것입니다.

그리고 전날 음주 후 술이 덜 깬 상태로 비행 준비를 위해 사무실에 출근했다가 감독관에게 적발됐는데요. 만약 이날 적발돼지 않았다면 조종석에 앉아 위험한 음주 비행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항공기에 탑승하기 전 해당 조종사는 교체됐지만, 승객들의 안전을 외면했다는 비난을 피하긴 어려웠죠.

조종사가 음주 비행을 하게 되면 원래의 자격 정지 처분 기준은 60일인데요. 하지만 국토부는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행위인 만큼, 이에 50%를 더 높여 90일로 결정했죠. 관리 감독의 책임이 있는 진에어에는 4억 2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조종사들의 음주 측정과 단속 기준은 어떻게 될까요? 정답은 ‘나라마다 제각각’ 입니다. 조종사의 음주, 측정과 관련한 국제적 규정이 없어서 어느 나라에서 출발하고, 어느 나라에서 내리느냐에 따라 과음의 기준도 다르다고 하죠.

우선 조종사의 음주를 가장 엄격하게 규제하는 나라는 인도인데요. 인도의 비행기 조종사들은 비행 출발 12시간 이내에는 절대로 술을 마셔선 안 됩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단 0.001%만 나와도 규제의 대상이 되죠. 처음 적발되면 조종사의 비행 면허가 3개월간 정지되는데요. 두 번째에는 3년, 세 번째로 적발되면 영원히 조종석에 앉을 수 없습니다.

미국 조종사의 혈중알코올농도 상한은 0.04%로 음주 후 8시간 이내엔 절대 조종간을 잡을 수 없습니다. 만약 음주 비행으로 체포된다면 형사 처벌을 받을 뿐만 아니라, 재활 과정을 거쳐 비행 면허 시험을 다시 봐야만 하죠.

2011년과 2012년 러시아에서는 조종사의 음주에 따른 비행기 충돌로 승객들이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음주와 관련된 비행기 사고는 아주 작은 비율이죠. 우리나라도 안전 운항을 위해서는 현장 안전 감독을 지속하고, 법령을 위반한 조종사에 대해 더욱 엄중히 처분하는 조치가 필요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