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명품의 가격이 국내보다 수십만 원가량 더 저렴하기 때문에 큰 맘 먹고 하나 구매해 돌아오는 이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명품 가방이나 의류 등을 품에 안고 기분 좋게 귀국 비행기에 오른 후에는 누구나 고민에 빠지게 되는데요. 구매한 명품의 가격이 국내 면세 한도 범위인 600달러를 넘어선 세관 신고 대상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막상 세관 신고를 하려니 괜히 돈을 내는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누구는 안 걸리고 무사히 통과했다는 말을 듣고 나면, 자진해서 신고하는 것이 왠지 손해일 것만 같은 느낌도 드는데요. 하지만 결국 관세를 내기 싫어 쓰던 제품인 척 우기다가 적발된 승객도 적지 않죠. 그렇다면 세관에서는 자진 신고되지 않은 명품을 도대체 어떻게 적발하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천본부세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약 440여 명입니다. 인천국제공항 터미널 두 곳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는 하루 평균 500여 대에 이르죠. 성수기에는 편수가 더 늘어나는데요. 세관 직원들이 잠을 자지 않고 교대 없이 24시간 주야로 검사한다고 해도 모두 잡아내기는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제품 택을 뗀 가방이나 의류, 시계들은 쓰던 척 가지고 들어오면 웬만해서는 구분하기 어렵죠. 여행객이 입국장을 통과할 때 사용 중인 제품이라고 우기면서 종종 시비가 벌어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관이 이들을 적발할 수 있는 비결은 3~4단계에 걸친 철통 검사 시스템입니다. 우선 1단계는 여행자정보 사전확인 시스템인데요. 해외에서 비행기가 출발하면 탑승객의 명부가 세관으로 송부됩니다. 이때 승객의 정보에는 여행 횟수와 수하물 소지 여부 및 개수, 면세품 구매 정보까지 모든 것이 포함돼있죠.

이와 별도로 해외 신용카드 구매내용도 금융회사에서 실시간으로 전송받습니다. 검찰과 경찰의 범죄 정보, 국세청과 관세청에서 관리 중인 국세, 관세 체납자 정보 등 기타 모든 정보도 세관으로 모이게 되는데요. 이 시스템을 통해 확인된 면세품 구매 정보 등을 토대로 면세 초과자와 우범 여행자를 선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마치 예전부터 사용하던 물건처럼 꾸미거나, 몸에 착용하고 들어오는 식으로 속여도 빠져나갈 수가 없는 것이죠.

실제로 한 모녀의 경우, 출국 전 면세점에서 6백만 원이 넘는 반지와 목걸이를 구매했는데, 몸에 착용하고 들어왔기 때문에 위탁수하물 X레이 검사에서는 적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거래 내역을 알고 있던 세관 직원은 중년 여성을 불러 세웠죠. 이후 검사대 옆에서 기다리던 딸의 몸에서 반지와 목걸이가 발견됐는데요. 이 모녀는 가산세는 물론, 대리 반입으로 처벌까지 받았습니다.

간혹 관세청의 감시를 피하고자 현금으로 명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비행기를 통해 운반되는 위탁수하물은 X레이 검사를 통해 대부분 식별되기 때문에 이 또한 적발할 수 있습니다. 특수 교육을 받은 세관 직원들은 명품의 형태나 모양, 재질 등을 보고 척척 잘도 잡아내죠.

특히 특유의 로고가 미세하게 엑스레이에 투영돼서 보인다고 하는데요. 인터넷에 떠도는 것처럼 옷이나 먹지, 은박지로 감싸도 전부 다 보인다고 합니다. 로고가 없더라도 각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과 모양 등으로 대부분 잡아낼 수 있다고 하죠. 세관 직원들은 명품 브랜드의 새로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공부도 한다고 하네요.

X레이 검사 후 의심 가는 물품이 담긴 수하물에는 노랑과 파랑, 주황, 빨간색 등 총 네 종류의 전자태그까지 부착됩니다. 이때 노란색 태그는 면세 한도 초과 물품이 담겨 있음을 알려주는데요. 만일 물품을 신고하지 않고 그대로 입국장을 통과한다면 큰 경고음이 울리게 됩니다. 지난 7월에는 싱가포르를 다녀오던 한국인 여행객이 전자태그가 부착된 가방에서 다른 가방으로 물품을 옮겨 담아 현장에서 덜미가 잡히기도 했죠.

특히 명품 구매가 많은 지역인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의 유럽과 홍콩, 하와이, 괌 등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는 세관 직원들의 집중검사 대상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곳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여행객에 대해서는 수하물과 소지품까지 전수 조사를 벌이기도 하죠. 따라서 명품백이나 시계를 착용하고 있으면 적발될 위험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세관에는 비장의 무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사복 근무 직원인 ‘로버’인데요. 휴대품 검사 8개 과마다 약 4~5명의 로버가 주야로 순환 근무합니다. 이들은 입국장을 무작위로 돌아다니면서 여행객들의 동태를 살피는데요. 지난 6월에는 히잡을 쓴 채 입국장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외국인 국적의 여행자가 로버에게 적발돼 수하물 검사를 요구받자 도주하기도 했습니다. 붙잡아 검사해보니 무려 1,000갑이 넘는 담배가 가방에 담겨있었죠.

최근에는 여행객 스스로 면세 한도 초과 물품을 신고하는 자진신고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관세청이 워낙 철저하게 검사를 하는데다, 2015년부터 자진 신고자에게 15만 원 한도로 세액의 30%를 감면해주는 제도가 시행된 것이 영향을 준 것인데요. 자진 신고할 경우 세액감면 혜택이 있으니 비싼 가산세를 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인 절세 방법입니다.

자진신고를 하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40%의 가산세를 물어야 할 뿐 아니라 현장에서 세금을 바로 내야만 물품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상습 위반자는 60%의 가산세가 붙기도 하죠. 오히려 세금을 내지 않으려 꼼수를 쓰다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수도 있으니, 해외에서 명품을 구매할 때는 웬만하면 자진 신고를 하는 것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