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타고 전 세계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는 전용기. 공항이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든 원하는 시간에 이동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데요. 아무래도 일반인은 평생 타볼 일이 없다 보니 ‘부의 상징’ 중 하나로 자리 잡기도 했죠.

국내에서는 대통령 외에도 대기업 총수들이 전용기를 애용하기도 하는데요. 좌석 예약이나 입출국 시간 등에 제약이 없어, 바쁜 해외출장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입니다. 이 전용기에도 일반 항공사와 마찬가지로 승무원이 존재한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국내에서 전용기를 보유한 대기업과 이곳에서 근무하는 전용기 승무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용기 모두 매각한 삼성그룹


사실 국내 대기업 중 전용기를 보유하고 있는 그룹사는 많지 않습니다. 대당 수백억 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인데다가 연간 운영비만 해도 무시 못할 금액이 소요되기 때문이죠. 심지어 국내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현재 전용기가 없는데요.

한때 전용기 3대와 전용헬기 3대까지 보유했지만, 지난 2015년 모두 대한항공에 매각했습니다. 이 모두가 이재용 부회장이 그룹 지휘봉을 잡은 이후 내린 결정인데요. 그의 실용주의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란 분석입니다. 매각 이후 삼성전자 소속이던 조종사와 승무원, 유지보수 인력도 모두 대한항공 소속으로 변경됐죠.

국내 주요 기업 VVIP들의 전용기


삼성을 제외한 대다수 대기업은 대부분 전용기를 운영 중입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보잉 B737-700기종의 전용기 2대를 운영 중인데요. 현대차도 지난 2003년과 2009년 각각 미국 시코르스키 헬기 2대를 도입했죠. SK그룹은 에어버스 A139-115와 걸프스트림 G550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다만 이 중 G550은 매각할 계획입니다.

시코르스키 헬기 2대를 보유한 LG그룹은 지난 2016년 12월, 최신기종의 전용기인 걸프스트림 G650을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이 전용기의 가격은 750억 원입니다. 한화그룹 역시 보잉 737 전용기 1대와 시코르스키 헬기 1대를 운영 중이죠. 특히 걸프스트림이 제작한 전용기는 ‘하늘을 나는 리무진’이라는 별칭으로 불릴 만큼 탑승감이 뛰어난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네요.

보시다시피 기업의 전용기라해서 항공기 안팎에 각 기업의 로고를 새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룹의 상징색에서 파생된 이미지를 꼬리 날개와 동체에 삽입했죠. LG 전용기에는 붉은색과 회색의 선이, 현대차의 전용기에는 진청색과 붉은색, 회색이 섞여 있고, SK와 한화도 각각 그룹의 상징색인 붉은색과 주황색 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전용기는 가격뿐 아니라 운영비도 만만찮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SK그룹이 밝힌 ‘2020년 업무용 항공기 공동관리계약 비용 분담금’을 토대로 추산해보면 1년 운영비만 약 200억 원이 넘게 들어간다고 하는데요.

항공유나 공항 사용료 같은 비용을 포함한 1회 운행비용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통 인천공항에서 10시간 거리를 왕복하면 운항 비용만 1억 5천만 원 정도 든다고 하는데요. 기장이나 승무원의 월급 등 인건비 등은 별도로 들어가죠. 따라서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총수 본인이 단시간 동안 휴가를 즐기기 위해 전용기를 활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기업 전용기들을 보면 생각보다 규모가 작은 편인데요. 여기에는 항공기 운용과 유지비 효율 문제 외에도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가장 큰 이유는 대통령 전용기 ‘공군 1호기’의 규모 때문이죠. 자칫 공군 1호기보다 큰 비행기를 타고 다니면 때 아닌 논란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리 많은 인원이 탑승하지 않는다는 점도 적은 규모의 전용기를 운용하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죠.

하늘 위의 호텔 같은 집무실


그렇다면 이들의 전용기 내부는 어떻게 이뤄져 있을까요?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기종인 보잉 B737-700은 상업용으로 운용될 경우 보통 149석의 좌석이 설치됩니다. 하지만 전용기는 대부분 12~19석 정도만 있죠. 이는 철저히 고객의 주문에 맞춰 제작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용 전용기는 생각보다 작아도 있을 것은 다 갖추고 있다고 하는데요. 좌석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는 회의실이나 침실, 각종 음료가 갖춰진 바와 식당 등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편안한 가죽 소파와 최고급 자재, 대리석으로 마감된 화장실 등도 갖춰져 있다고 하죠. 자신의 방을 그대로 옮겨놓거나 서재로 꾸미는 등 객실을 마음대로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고 하네요.

전용기 승무원의 일상


기업 전용기 역시 식사 등 기내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따라서 객실 승무원 역시 존재하죠. 이들의 채용공고는 기업 채용 게시판에 올라오거나 혹은 비밀리에 진행되기도 하는데요. 보통은 승무원 출신 중에서 채용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우선 이들은 금기 사항이 많은데, 일단 전용기 안에서 벌어진 일을 외부로 발설하는 것은 금물이죠. 고객이 눈치를 주지 않더라도 상황에 따라 알아서 비켜주는 센스도 갖춰야 합니다.

기내식 메뉴는 고객의 식성에 맞춰 준비하게 되는데요. 캐비아와 거위 간 요리 등의 고급 메뉴는 물론이고 자주 찾는 주류 등은 따로 챙겨 둔다고 합니다. 모든 회장님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은 바로 라면으로 외국에서 들어오는 경우에는 대부분 라면을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한 전용기 승무원의 인터뷰에 따르면 특히 젊은 총수들은 대하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승무원과 사적인 대화는 일절 나누지 않고 본인 업무만 보며, 비서 대하듯 사무적으로 얘기한다고 하네요. 또한, 재벌 총수들은 대부분 독서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문턱 낮아진’ 전용기


물론 굳이 항공기를 보유하지 않더라도, 임대를 통해 전용기를 탑승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항공사가 이러한 전세기 전용 서비스를 시행하기도 하는데요. 단, 국내에서 전세기 전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대한항공이 유일합니다. 대한항공은 걸프스트림 G650ER 1대와 글로벌 익스프레스XRS 1대를 전세기 전용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죠. 한 시간 사용료만 시간당 1~2천만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아직 정 재계 인사나 기업 총수들만이 전용기를 이용하지만, 사실 세계적으로는 전용기의 문턱이 많이 낮아지는 추세인데요. 한 예로 우버가 운영한 ‘우버제트’를 들 수 있습니다. 우버는 지난 2016년 프랑스 칸 영화제 기간 동안 파리에서 니스공항까지 개인 경비행기로 이동하는 우버제트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한시적으로 서비스한 우버제트 외에도 이러한 전용기 중개서비스는 점차 활성화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항공사가 아닌 개인 비행기 소유자와 연계할 수 있어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죠. 지난해에는 글로벌 항공 서비스 플랫폼 ‘제트캡’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이런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는데요. 일반 소비자들에게 개인 일정에 맞게 비행기를 빌려주는 등 항공전용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