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불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산업계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악재까지 겹치면서 ‘감원 바람’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항공과 여행, 정유, 자동차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인데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벌써 국내 여러 기업이 희망퇴직을 비롯한 인력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나섰죠.

특히 불투명한 경영환경이 예견됐던 올해에 연초부터 코로나19라는 초대형 악재가 덮치면서 항공업계 도 비상사태인데요. 국내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2013년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대상은 일반직과 객실 승무원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과연 이들의 퇴직금은 어떻게 될지, 항공업계의 상황은 어떤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 시작한 일본 여행 보이콧 운동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국내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여행 심리 위축과 중국 노선 운항 중단 등으로 인해 최근 3주간 항공사 환불 금액만 약 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국과 동남아 노선이 대부분인 저비용 항공사는 운항 편수가 80%까지 줄었고, 대형 항공사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죠.

잇따른 악재에 국내 항공업계는 위기에서 벗어날 탈출구를 찾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따라서 각 항공사는 저마다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모습인데요. 최근 정부가 항공업계에 3,00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단기 수혈만으로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본 것이죠. 이에 희망퇴직을 비롯한 희망 휴직, 무급 휴가, 임금 반납 등의 생존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시행했는데요. 만 50세 이상이면서 15년 이상 근속한 일반직과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습니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법정 퇴직금과 최대 24개월 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는데요.

법정 퇴직금은 퇴직 전 3개월 평균임금에 근속연수를 곱한 만큼 주게 돼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여기에 최대 2년 치 임금을 추가로 더 지급하는 것인데요. 대한항공의 과장 A급 팀장인 경력 21년의 사무장을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정도 경력의 사무장 연봉은 각종 수당을 합치면 약 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현재 연봉 1억 원의 실수령액은 640만 원 수준인데요. 희망퇴직을 할 경우에는 법정 퇴직금과 2년 치 임금을 더하면 약 1억 5천만 원의 퇴직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대한항공은 퇴직자들에게 최대 4년간 자녀의 고등학교와 대학교 학자금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최대 2년간 1.5L 생수 3박스도 매달 지급하기로 했죠. 이와 함께 희망퇴직에 권고나 강제성은 전혀 없고, 직원이 스스로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단기 희망휴직제도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었는데요. 객실승무원 300명에 한해 자발적인 의사에 한해 3월 한 달간 연차 신청을 받는 것이죠. 여기서 150명은 잔여휴가 과다자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그 외 인원은 신청자에 한해 무작위로 선정됩니다.

이는 대한항공 내 장기휴직 제도가 있지만, 기간이 길어 제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에는 3개월 단기 무급휴직을 시행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도 한 달간의 단기 무급휴직을 사용하도록 해 인건비 절감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죠.

뿐만이 아닙니다. 대한항공은 최근 고강도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하기도 했는데요. 지난해 실시한 정기인사에서 회장을 포함한 임원 수를 108명에서 79명으로 27% 줄였습니다. 또한,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조직 체계도 기존 6단계에서 4단계로 축소했죠. 국내선에선 공항 상주 인력을 줄이기 위해 일반석 카운터를 없앤 대신 고객들에게 인터넷과 모바일, 무인 발권기를 활용하도록 했습니다.

업계 1위 격인 대한항공이 잇따라 인건비 절감에 돌입하자, 항공업계 전체가 비상경영의 늪으로 빠져드는 모습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4월 매각이 결정된 후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등을 실시 중인데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도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무급 휴직제와 함께 근무일, 근무시간 단축제 등을 시행하고 있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에 돌입할 때까지 당분간 항공업계의 비용절감 바람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