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서 줄지어 가는 승무원들을 보면 눈에 띄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그들이 끌고 가는 캐리어인데요. 자세히 보면 캐리어에 가방을 3단으로 겹겹이 쌓아가는 승무원들도 있는 반면 그보다 적은 짐을 가지고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죠. 캐리어 하나부터 어떨 땐 2개, 3개로 그 개수도 다양합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승무원들이 들고가는 가방의 숫자가 바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정한 올림머리에 예쁜 유니폼 차림의 객실 승무원. 우리가 승무원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습이 아닐까 싶은데요. 공항에서 유니폼을 입고 당당하게 걸어가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승무원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그들의 소지품인 캐리어에도 관심이 가게 되죠.

승무원의 캐리어는 일명 ‘돌돌이’라고 불리는데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트롤리로 불리는 메인 캐리어와 그보다 작은 사이즈의 가방인 세컨백이죠. 여기에 가먼트백을 캐리어에 함께 걸고 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이 가방들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 용도가 각각 다릅니다. 우선 메인 캐리어에는 승무원이 비행에 사용하는 물품들이 주로 들어있는데요. 캐리어 위에 올려 다니는 세컨백에는 그 외의 개인 물품을 소지하고 있습니다. 가먼트백은 유니폼이 구겨지지 않도록 수납하는 가방인데, 이를 따로 챙기지 않고 캐리어에 수납하는 승무원도 있죠. 그렇다면 승무원은 왜 이렇게 많은 가방을 들고 다니는 걸까요?

사실 이들의 스케줄은 보통 바쁜 게 아닙니다. 며칠씩 계속되는 비행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가방의 개수가 많아지는 이유는 비행 스케줄 때문입니다. 퀵턴이라고 부르는 당일치기 왕복비행에는 가방이 줄어들지만, 비행을 간 곳에 머무르다가 돌아오는 레이 오버 비행의 경우 챙겨야 하는 물품이 많아지기에 더 많은 가방을 들고 가게 되는 것이죠.

승무원들의 가방에는 일반 여행객처럼 개인적으로 소지하는 물건도 있지만, 승무원이기에 반드시 챙겨야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승무원 ID카드와 여러 가지 각종 기내 메뉴얼, 방송문 등이 바로 그것이죠. 기내 메뉴얼의 경우 전자 문서화시키는 항공사도 생겼지만 아직까지 종이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고 하네요.

기내 서비스에 필요한 물품도 들어있습니다. 식사 서비스 때 착용할 앞치마와 갤리 오븐에서 기내식을 꺼낼 때 쓰는 오븐 장갑도 들어있죠. 이 밖에도 비행 시 필요한 작은 개인 수첩과 여분의 필기도구, 포스트잇 등도 소지하게 됩니다. 기내에서 출입국신고서 작성 시 펜을 찾는 승객이 워낙 많다 보니 아예 펜 꾸러미를 들고 다니는 승무원도 많죠.

비행기에서 갈아 신을 기내화도 따로 챙겨다닙니다. 기내화는 말 그대로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신는 신발인데요. 일반적으로 승무원은 항공기 이외의 장소에서는 굽이 5~7cm인 램프화를 신고, 기내에서는 좀 더 편안한 3~5cm 정도의 기내화를 착용하게 됩니다. 보통 비행기가 이륙 후 벨이 울리자마자 하는 일이 기내화를 갈아신는 것이라고 하니 수납하기 편한 가방에 넣어둔다고 하네요.

여분의 스타킹과 유니폼도 필수입니다. 기내 서비스 도중 스타킹의 올이 나가거나, 유니폼이 더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장거리 비행의 경우 벙커에서 잠을 자기 위해 잠옷도 필수입니다. 이외에도 기내의 건조한 환경 때문에 미스트와 립밤, 핸드크림 등의 보습 제품과 수분 크림과 같은 스킨케어 제품까지 전부 넣어 다니죠.

승무원들은 밤낮이 바뀐 생활과 불규칙한 스케줄 때문에 각종 약을 달고 사는데요. 이를 보여주듯 가방에 영양제와 감기약, 진통제, 밴드, 소화제 등을 항상 휴대하고 다닙니다. 그뿐만 아니라 각종 컵라면과 간식까지 들어있다고 하죠.

공항에서 줄지어 가는 승무원들을 보면 도대체 캐리어 안에 무엇이 들어있을지, 때로는 왜 저렇게 많은 가방이 필요한지 궁금하신 분들 많으셨을 텐데요. 이렇게나 많은 물품을 매 비행마다 빼곡히 넣어 캐리어를 끌고 다닌다는 것이 정말 놀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