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들에게 한강은 큰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입니다.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언제든 쉴 수 있는 휴식처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강공원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을뿐더러 돗자리를 펴고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죠. 이렇듯 많은 이들이 한강을 찾고 있지만 의외로 잘 모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한강에 자리 잡은 ‘밤섬’인데요. 서울 시민이라면 한 번쯤 보았을 것 같지만 이곳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지 못할 듯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서울 한복판에 자리 잡은 섬은 어디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섬이
밤섬은 한강 한가운데 위치한 하중도입니다. 윗섬은 영등포구, 아랫섬은 마포구가 관할하고 있으며 행정구역 상으로 윗섬은 영등포구 여의도동, 아랫섬은 마포구 당인동입니다. 밤섬은 1968년 폭파되어 기반암 대부분이 파괴되었습니다. 지금은 아무도 살고 있지 않은 무인도이지만 폭파 이전 사람이 많이 살았던 곳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사람이 살고 있던 이곳은 무슨 이유로 폭파된 것일까요?
밤섬 폭파된 이유는
밤섬은 여의도 개발 당시 한강의 흐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폭파되었습니다. 한강개발계획을 추진하며 한강너비를 확장하기 위해 밤섬을 폭팔한 것인데요. 밤섬을 폭파한 이후 채취된 돌과 자갈은 여의도 윤중제의 자재로 조달되었습니다. 서울시는 1999년 밤섬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해왔습니다.
유인도에서 무인도로
1968년, 밤섬이 폭파되기 전 밤섬에는 62가구 443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창전동 등지로 이주했으며 유인도였던 밤섬은 무인도가 되었습니다. 밤섬 실향민의 인터뷰에 따르면 당시 한강 물을 먹고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호롱불로 생활하였다고 하는데요. 겨울에는 한강이 얼어 배가 다니지 못해 섬 밖을 나가지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주 당시 정부에서 특별한 보상은 없었으며 밤섬에 거주하던 세대에 한해 땅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집은 세대원들의 판단하에 지을 수 있었으며 그때 지었던 집은 아파트가 들어서며 사라진 상태라고 하는데요. 마포구에서는 밤섬 옛 주민들의 향수를 달래기 위한 ‘밤섬 실향민 고향방문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한강공원 망원지구 선착장에서 밤섬으로 향했으며 이날 하루만 밤섬의 일반인 출입이 허용되었습니다.
폭파시킨지 50여 년 훌쩍…
1968년 폭파로 사라진 밤섬은 1980년대부터 다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밤섬의 면적은 1987년 폭파 전보다 4배 이상 커졌으며 2014년 6배 이상 넓어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서울광장 21개와 맞먹는 규모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밤섬은 1987년 한강종합개발이 끝난 후부터 본격적으로 면적 확장이 이루어졌습니다. 서울시는 1987년 이후 매년 평균 4400㎡ 확장되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밤섬이 넓어진 이유를 두고 서울시는 강물의 흐름에 따른 자연적인 퇴적작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수면 아래 남아있던 암반층에 흑, 돌 등이 쌓이며 면적을 넓혀나간 것입니다. 토사가 쌓이면서 나무가 자라고 숲이 우거지기 시작한 것이죠. 이렇듯 사람에 의해 파괴되었던 밤섬은 스스로 다시 되살아나며 존재를 알렸습니다.
밤섬, 현재 모습은
현재 되살아난 밤섬은 폭파의 영향으로 윗 밤섬과 아랫 밤섬 두 개로 나누어졌습니다. 생태경관보전지역인 밤섬에는 식물 138종과 조류 49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12년, 물새 서식지로 보전 가치가 있다고 인정 받아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었습니다. 국내에서는 18번째로 지정되었지만 수도권에서 람스르 습지로 지정된 것은 밤섬이 처음이기에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서울시는 현재 생태계 조사, 복원 등의 목적 외에는 밤섬 출입자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루 2회 이상 순찰활동이 이루어지며 매년 조류산란기와 겨울철새 도래기마다 정기적 정화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또한 지난해 밤섬에서 멸종위기인 금개구리, 맹꽁이, 삵 등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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