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대응하던 경공격기
횡성군 상공에서 추락
공군이 밝힌 사고 원인은?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소형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남침했을 당시 우리 군은 전투기, 경공격기, 공격 헬기 등 공중 전력을 띄워 격추에 나섰다. 그러나 100여 발의 기관포 사격 등에도 무인기 격추에 실패했고, 오히려 출격에 나선 경공격기 1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무인기 대응을 위해 원주 기지에서 이륙했던 공군 제8전투비행단 소속 KA-1 경공격기는 오전 11시 40분경 강원도 횡성군 상공에서 논으로 추락했다. 다행히 조종사 2명이 비상탈출에 성공해 민간을 포함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우리 군의 대비 태세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그리고 최근, 사고 원인이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정비 문제가 기체 이상 발단
최종 추락 원인은 조종 미흡
30일 공군 발표에 따르면, KA-1의 추락 원인은 ‘엔진 연료 조절장치에 대한 창정비 작업 절차 미준수’로 밝혀졌다. 공군 관계자는 “2021년 5월 정비사가 창정비를 하면서 연료 조절장치 ‘테블론 튜브’를 바르게 장착하지 않아 연료 공급이 일정하게 이뤄지지 못한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군은 당시 최종 추락 원인을 조종사의 상황 판단 미흡이라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조종사는 갑자기 떨어진 출력에 당황해 급선회를 선택했고, 기체는 비상착륙이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공군에 따르면, 비정상적일지라도 엔진이 아예 정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종사가 기민하게 조치했다면 무사히 비상착륙을 했을 것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지난해 전투기 추락 5회
사고 방지 대책 필요성 대두
위 사건에 앞서 지난해 11월 추락한 KF-16C 전투기 역시 사고 원인은 너트 하나였다. 당시 공군은 창정비 과정에서 연료펌프의 구동축을 고정하는 너트를 체결하지 않아 톱니바퀴가 비정상적으로 마모됐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문제의 창정비 시점을 2010년으로 추정했는데, 이에 군용기 정비 부실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F-4, F-5 등 노후 전투기를 필두로 지난해 군용기 추락 사고는 유독 잦았다. 1월 F-5E 전투기 추락부터 12월 KA-1 추락까지, 총 5번의 사고로 5명의 조종사와 승무원이 순직했다. 조종사는 물론 혹시 모를 민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기체 정비 및 점검 체계를 꼼꼼하게 구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