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인기 남침 사건
대응 실패한 우리 군
미 군사당국 평가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작년 12월 발생한 북한 무인기 남침 사건을 다룬 미 기밀문건 내용을 공개했다. 당시 길이 2m 이하의 북한 소형 무인기는 오전부터 약 5시간 동안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녔으며, 대응 과정에서 우리 군 교전 지침과 보고 체계 허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WP 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미군 고위 관계자에게 보고하기 위한 평가 형태의 프레젠테이션 문건으로 보인다. 해당 문건은 군이 북한 무인기를 탐지 및 격추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를 제시하면서 한국 방공망의 취약한 실태를 강조했다.
전반적인 대응력 부족했다
전력 마련에 3~5년 걸려
문건은 사건 당시 우리 군 대처에 대해 “지상 기반 레이더와 항공기 사이의 더딘 통신이 무인기 대응을 방해했으며, 한국 지휘관은 명확한 교전 규칙이 부족했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보안이 되지 않는 상공을 노리는 북한 조종사가 이용할 수 있는 방공망의 구멍과 군사 작전에 따른 부수적 피해(민간인 사상 등)에 대한 우려도 담고 있었다.
WP는 한국이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드론 부대를 설립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 관리들은 “계획을 완전히 이행하고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획득하는 데 3~5년은 걸릴 것”이라 추정한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문건에는 “한국이 향후 적어도 6개월 동안은 북한 무인기에 조율된 대응을 일관적으로 펼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는 평가도 있었다.
미사일에 지나치게 몰두?
합참, “기사 사실과 달라”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 엘런 김은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핵 프로그램에 상당히 몰두해 왔다”라며 북한이 이 지점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소형 무인기는 첨단 방공 시스템으로도 탐지 및 요격이 어려우며, 그는 “북한은 핵무기와 마찬가지로 비대칭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WP 보도에 합동참모본부는 기사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합참은 11일 입장을 내고 “드론작전부대 기술과 장비 확보에 3~5년이 걸린다는 사항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연내 드론 작전 사령부를 창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우리 군은 대응 전력을 정상적으로 전력화 중에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