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깊어지는 미중 갈등
반면 끈끈해진 중러 협력
중국의 러시아 원조 정황
최근 미국의 중국 정찰 풍선 격추를 두고 미·중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 고위 관계자들은 중국과 소통했음을 강조하며 사태를 진정하고 나섰지만, 양국 여론 내 악감정은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기류 속에, 중국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은 러시아를 전격 방문해 양국 간 협력을 재확인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양국 장관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행, 양국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라고 밝혔다. 라브로프 외무장관 역시 “중국과 관계에는 한계가 없으며 공식적인 군사동맹은 아니지만 그 본질이 훨씬 고도이고 광범위하다”라고 강조했는데, 최근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했다는 정황이 밝혀지며 논란을 빚고 있다.
대러시아 수출 제한 품목
중국 방산업체 통해 유입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비영리 싱크탱크인 선진국방연구센터로부터 입수한 지난해 4~10월 러시아 세관 자료에는 중국 국영 방산업체들이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에 전투기 부품, 재밍 기술 등을 수출한 기록이 남아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에 유입된 수출 제한 품목은 84,000개 이상이며 12곳 이상의 제재 대상 기업이 활발하게 무역을 벌인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와 관련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WSJ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러시아의 외교부와 국방부 등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는 자국 안보 확립과 특별 군사 작전 수행을 위해 필요한 기술적 잠재력을 충분히 갖고 있다”라고 답했다.
서방 제재에도 넘치는 반도체
중국·홍콩 점유율 40% 달해
러시아는 본토 내 기본적인 무기 생산 능력을 보유했지만, 반도체 등 현대전에 필수적인 이중용도 상품의 경우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에, 서방 관리들은 제재를 통해 레이더 장비를 포함한 각종 대러시아 수출품을 막으려 했지만, 수출 규모는 수개월 만에 기존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 국제금융협회는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제재 속에서 미국의 동맹들로부터 수입선을 다변화했으며 중국, 홍콩, 튀르키예가 EU를 대신했다”라고 밝혔다. 그 결과 러시아는 지난해 1~9월 전년 동기 대비 40% 많은 반도체와 전자회로를 수입했으며, 중국과 홍콩이 약 40%를 공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제재하지 않는 이상…”
네티즌들의 반응은
중국이 러시아에 제재 대상 품목을 수출했다는 의혹에 류펑위 주미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중국이 러시아에 원조를 제공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는 추측에 불과하며 의도적으로 과장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대러 제재 위반을 더 면밀히 감시하겠다고 밝혔으며 튀르키예, UAE 등 제재 불참국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중국이 러시아에 부품과 기술 등을 수출하고 있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은 “중국은 러시아를, 미국은 우크라를, 이 정도면 미중전쟁인가?”, “중국 기술? 그걸 돈 주고 산다고?”, “중국산을 지원하니 아직도 못 이기지”, “솔직히 다들 대충은 생각하고 있었을 텐데”, “항상 빠지는 법이 없는 그 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