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핵공중지휘통제기
‘종말의 날’ E-6B 머큐리
함대 교체 사업 추진
북한의 군사 도발 때마다 한반도를 찾는 미 확장억제 전력 중, 해군 핵공중지휘통제기인 E-6B 머큐리는 공중에서 ICBM과 SLBM 등을 직접 발사할 수 있는 치명적인 무기다. 핵전쟁 발발 시 지상 발사시설은 대부분 파괴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진정한 ‘핵 보복’을 위한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E-6B는 고도의 통신 체계를 갖춰 전략 및 비전략군 사이 지휘 통제를 맡으며, 미 해군은 해당 시스템을 TACAMO(Take Charge and Move Out)로 칭한다. 아무쪼록 현행 E-6B는 기체 노후화와 모기인 보잉 707의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운용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수년 전부터 나왔는데, 함대 교체 사업 관련 소식이 들려왔다.
차기 지휘 통제기 사업 입찰 예정
노스럽, 록마·레이시온과 협력
미 해군은 지난달 발표한 2024 회계연도 예산 요청서에서 차기 지휘 통제 항공기 도입 필요성을 어필했다. 미군은 보잉 707 부품 제작 제한에 따라 기반 항공기 교체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1998년부터 실전 배치된 E-6B의 기체 수명은 20여 년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에서는 미 해군이 ‘E-XX’ 사업 요구 사항을 몇 달 안에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미국 우주방산기업 노스럽그루먼이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디펜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록히드마틴과 레이시온이 이번 프로그램에 동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입증된 기술만 쏙쏙 적용
거물들 한데 모인 배경
노스럽그루먼의 프로그램 책임자 헨리 시르에 따르면, 미 해군은 차기 TACAMO 동체로 록히드마틴 C-130J-30을 낙점했다고 한다. E-6B 전 세대 플랫폼이 C-130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가장 유력한 기체이다. 이에 따라 록히드마틴이 협력하게 되며, 레이시온이 통합 통신 시스템 제공을 맡게 된다.
이들의 경쟁 상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는데, 사실 E-XX 사업은 성능 개량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납기가 더 중요하다. 미 해군 역시 빠른 함대 교체를 원하고 있어, 이미 입증된 기술을 동체에 적용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전부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노스럽그루먼은 컴퓨터 및 라디오 체계를 고도화하는 것 외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헨리 시르는 “TACAMO는 입증되지 않은 것을 실험하기엔 너무 중요한 사업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