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내 성범죄 현주소
같은 공군 부대서 여군 사망
폐쇄된 조직이 실태
지난해 공군 비행단에서 사망한 故 이예람 중사 소식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시 사건은 공군 여성 부사관이던 이예람 중사가 남성 상관 중사에게 성추행을 여러 차례 당해 신고했지만, 군은 모두 이를 묵살했다. 이후 이예람 중사는 2차 가해까지 당했고, 그 결과 이 중사는 자살을 선택했다.
이예람 중사가 사망한 공군 제20전투비행단에서 발생한 성범죄 사건은 대부분 정확하게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묵살되는 경우가 많다. 왜 이렇게 군대 내에서 발생하는 성범죄는 알려지지 않는 것인지 알아보자.
성범죄 관련 사건이라면
해결보단 이를 은폐하기 바쁜
군 인권센터
지난해 군 인권센터는 “지난 공군 여 부사관의 사망사건이 있었는데, 사건 당시 자살 사고의 원인을 업무상 스트레스로 정리하려는 정황이 드러났다”며 “공군은 상담과 사건 기록을 숨기고 여 부사관이 사망한 당일 사고 현장을 훼손하고 119에도 신고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더 중요한 것은 여 부사관을 추행한 이 모 준위가 성추행한 사실이 확인되었지만, 8비 군사경찰은 수사 결과에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8비 군사경찰은 여 부사관의 사망사건이 성폭력 사건과 관련되어 있음에도 의도적으로 은폐하려다가 공군본부 보통검찰부에서 강제추행 사건을 입건, 기소했다”라며 “공군이 수사 초기에 성추행 사실을 숨기려 했다”고 말했다.
여러 사건에도
군 내 성범죄는
끊이지 않았다
올해 1월 여군을 성폭행한 육군 소령이 1심에 중형으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보병 사단 소령은 회식이 끝난 당일 술에 취한 여군을 숙박업소로 데려가 성범죄를 저질렀다. 여군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소령은 굴하지 않고 여군의 신체를 13회 불법 촬영까지 했으며, 같은 달 소령은 다른 여군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강제 추행까지 했다.
이처럼 군대 내에서는 성범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고, 이런 범죄가 늘어나는 주된 이유는 폐쇄적인 군대 문화와 수직 관계에 있는 상관의 권력 남용을 문제점으로 제기되고 있다. 또한 군 사법제도도 폐쇄적인 환경이며, 사고가 발생하면 내부 군인들을 감싸기 마련이고, 처벌을 내려도 ‘솜방망이’ 처벌로 끝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군 성범죄가 기승하고 있는 것이다.
개정된 군사법원법
그러나 여전히 계속되는
‘제식구 감싸기’ 논란
공군에서 발생한 여 부사관 자살 사고로 인해 국방부와 경찰청은 협의를 통해 군사법원법을 개정해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여기서 수상한 점은 ‘경찰은 군에서 발생한 성범죄 관력 2차 가해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진행할 수 없고, 2차 가해 사실이 인지될 경우 군으로 인계한다’라는 조항이 있었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수직적 관계에서 발생한 성범죄는 대부분 2차 가해가 벌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라며 “2차 가해를 군이 수사하는 것은 개정된 의미가 없을뿐더러, 군은 또다시 제 식구 감싸기를 할 게 뻔하다”라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