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해지는 서방 지원 무기
줄줄이 장갑차 지원 약속
우크라는 전차를 원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가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전쟁 초기만 해도 서방과 러시아의 직접 충돌이나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타격 등을 우려해 비교적 파괴력이 약한 무기를 지원했지만, 미국이 하이마스와 패트리엇을 지원하는 등 폭을 넓히고 있다.
그리고 최근,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장갑차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AMX-10 RC 경전차 지원 약속을 시작으로 미국과 독일은 각각 브래들리 장갑차와 마더 장갑차를 보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감사를 표했지만 “우크라이나에 서방 전차가 공급되면 안 될 합리적인 이유는 없습니다”라며 전차 지원을 요구했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 바흐무트
“이 도시에는 생기가 없다”
왜 우크라이나는 전차를 바라는 걸까? 현재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는 소모전 양상의 치열한 전투가 6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바흐무트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를 잇는 중요한 요충지이기도 하지만, 열세인 러시아는 전세를 뒤집을 승리가 간절하고 우크라이나는 빼앗긴 영토 회복이라는 사명이 걸려있다.
이 때문에 바흐무트는 광기에 가까운 포격전이 매일 펼쳐진다고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바흐무트에 대해 “모든 것이 파괴돼 생명이 남아 있지 않다”, “여러 전선 가운데 가장 피비린내 나는 곳”이라고 설명했고 바흐무트를 떠난 한 우크라이나 군인은 “종말의 모습”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챌린저2 지원 검토하는 영국
서방 전차 지원 빗장 풀리나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를 포함한 동부 전선에서의 지상전 승리를 위해 약 300대의 전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서방은 눈도 꿈쩍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영국을 시작으로 전차 지원 가능성이 서서히 싹트고 있다. 키이우를 깜짝 방문했던 리시 수낙 총리의 지원 약속을 이행하려는 듯, 영국은 몇 주째 챌린저2 전차 지원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한다.
이런 가운데 하르키우를 방문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는 우리의 연대와 지원을 신뢰해도 좋다”라며 “여기에는 추가적인 무기 제공이 포함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독일의 레오파드2 지원 가능성이 제기되며, 일부 매체들은 미국의 구형 전차가 우크라이나로 향할 수 있다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독일 압박하는 폴란드
운명의 추는 20일에
폴란드는 독일의 레오파드2 전차 지원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10일, 파벨 야블론스키 폴란드 외무부 차관은 라디오에 출연해 “레오파드 같은 현대식 전차를 지원하기 위한 광범위한 제휴를 여러 나라를 상대로 얘기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다음날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과 정상회의를 마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 전차 14대를 인도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전차를 보내려면 제조국인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영국과 독일, 미국이 눈치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폴란드가 독일에게 대놓고 시그널을 준 것이다. 외신들은 오는 20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릴 서방 국방 당국 간 우크라이나 지원회의 결과에 따라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고 추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