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30도에 백두산 방문하는 북한
북한 삼부자와 연관 깊어
방문하면 늘 큰일 터뜨린 김정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대표적인 명산이 설악산, 한라산이 있다면, 북한 사람들에게는 금강산과 백두산이 있다. 특히 백두산은 북한의 정체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북한 역사에서, 특히 김 씨 부자들의 이야기에서 빠지지 않는 장소이다.
최근 영하 30도에 육박하는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백두산에 방문하는 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는데, 북한 사람들에게 백두산이란 어떤 곳일까? 그리고 김정은 역시 백두산을 자주 방문한다고 하는데, 이에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자.
1년에 8만 4천 명 방문
여성과 아이들도 예외 없어
한국의 산들을 생각하면 1년에 8만 명이 방문한다는 것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어있는 북한, 거기다 대부분이 당과 관련된 조직들의 간부나 학생들임을 생각한다면 그 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를 하나의 실적으로 쌓기 위해 경쟁적으로 백두산 방문단을 조직한다고 한다.
여기에는 성인 남성들뿐 아니라 여성과 아이까지도 빠질 수 없이 투입된다고 하며, 이들이 주로 백두산을 방문하는 겨울에 기온이 영하 36까지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가혹하기 그지없다 할 수 있겠다. 북한은 이를 ‘백두산 답사 행군’이라고 표현하는데, 이 자체를 하나의 전투를 목적으로 한 조직적 이동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 백두산이란 과연 무엇이길래 이런 고난까지 고사하게 만들 수 있을까?
김일성 항일운동 근거지 주장
김정일 태어났다는 가옥도 존재
북한에 백두산은 북한의 건국자이자 국부인 김일성 항일운동의 본거지로 받아들여진다. 이미 백두산 곳곳에 김일성의 1930년대 항일 빨치산 운동과 관련된 여러 사적지가 제작되어있으며, 방문자들은 이를 하나의 코스처럼 모두 방문해야 한다. 이를 통해 현 북한이 백두산으로부터 이어지는 혁명의 뿌리를 이어간다는 것을 공고히 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적지 중 하나인 ‘밀영’은 김일성의 아들인 김정일이 태어난 곳이라 여겨지는 곳이기에 백두산은 더욱 북한 사람들에게 신성시된다. 물론 소련의 기록에 따르면 김정일은 소련의 연해주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있다. 하지만 사실과는 관계없이, 두 지도자의 근원인 백두산은 그 어느 곳보다 북한 사람들에게 성역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정당성을 위한 김정은의 방문
이후 꼭 큰일 터뜨리곤 했어
김정은 역시 백두산을 여러 번 방문했는데, 특히 김일성의 상징과도 같은 백마를 타고 나타남으로써 자신이 김일성, 김정일로부터 직계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의 정당한 계승자임을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러한 권력 기반이 흔들릴 때 가장 효과적인 반전책이 백두산 방문을 통해 이러한 혈통에 따른 정당성을 과시하는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특히 김정은은 급진적인 외교 행보나 군사적인 도발을 일으키기 전에 백두산을 늘 방문하곤 했는데, 김정은은 백두산이 늘 자신에게 가르침을 준다는 점에서 ‘백두산대학’이라고 칭하기까지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