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의 국외 핵 배치
벨라루스 통해 위협 고조
서방 비판에 민감한 반응
지난달 2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방국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는 약 30년 만에 이루어질 러시아의 국외 핵 배치이며, 최근 고조되는 핵 위협에 따라 서방의 날 선 비판이 이어졌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 고위대표는 “벨라루스가 핵무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무책임한 긴장 고조 행위”라며 “EU는 추가 제재로 대응할 태세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고, 올렉시 다닐로우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는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핵 인질’로 삼았다”라고 비판했다. 그런데, 벨라루스는 서방 비판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벨라루스 침공설 주장
‘전략 핵무기’까지 언급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전술 핵무기를 넘어 전략 핵무기를 언급하며 핵 위협을 고조시켰다. 그는 현지 시각 31일 국정연설을 통해 “필요한 경우 대륙 간 핵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나는 누군가를 위협하거나 협박하려는 것이 아니며, 벨라루스 국가와 국민의 평화를 보장하고 싶다”라며 “미국 주도의 서방 국가들은 폴란드를 통해 벨라루스 침공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안보를 위해 가진 모든 것을 활용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았지만, 침공 징후를 관측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높아지는 발언 수위
회동 결과에 이목 쏠려
루카셴코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선전가인 리호르 아자로나크 벨라루스 국영방송 진행자는 “벨라루스는 핵보유국입니다!”라며 영토에 대한 공격에 핵무기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폴란드, 리투아니아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며 “바르샤바는 녹고 빌뉴스는 익사할 것입니다”라고 위협했다.
이와 더불어, 보리스 그리즐로프 벨라루스 주재 러시아 대사는 나토 국가 국경 가까이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벨라루스가 법률화된 연합 국가의 영토라며 “핵무기를 서부 국경 지역으로 전진 배치하는 것은 안보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6일 푸틴 대통령과 루카셴코 대통령은 회동을 갖고 안보 관련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