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고위급 회동에 반발
중국군, 고강도 훈련 진행
실전 리허설 방불케 했다
지난 5일 중남미 순방 일정을 소화하던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LA에서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과 회동을 하자 중국 인민 해방군은 10일까지 사흘간 고강도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날카로운 검’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훈련은 대만섬을 둘러싸는 전투 대비 순찰과 실탄 훈련, 모의 정밀타격 등 실전 리허설을 방불케 했다.
중국은 이번 대만 포위 훈련이 미국 개입에 대한 보복성 무력시위였다는 점을 공고히 했다. 중국 인민 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은 “여러 군종이 일체화한 연합작전 능력을 전면 점검했다”면서 “모든 형태의 대만 독립·분열 및 외부 간섭 시도·음모를 결연히 분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군용기 100대 가까이 투입
해상엔 항모 전단 공습 훈련
훈련 마지막 날 중국 인민 해방군은 항공모함과 전투기 다수를 동원한 대규모의 압박을 펼쳤다. 대만 국방부가 1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대만 인근에서 식별한 전투기와 폭격기는 총 91대로 역대 가장 많았다. 심지어, 여태껏 대만 국방부는 12시간이 아닌 24시간을 기준으로 탐지 결과를 발표해왔다.
대만 국방부는 같은 시간 동안 총 12척의 중국 군함을 식별했다고 덧붙였다. 상대적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대만 동부 해상에선 중국군 항공모함 ‘산둥함’ 전단이 공습 훈련을 진행했다. 일본 방위성 발표에 따르면, 산둥함은 앞선 7일부터 함재기와 헬기를 동원한 이착륙 훈련에 돌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력시위에 대응한 미국
알레이버크급 구축함 전개
중국의 대규모 군사 훈련 예고에 “과잉 대응하지 말라”라고 경고했던 미국은 같은 날 구축함을 남중국해에 전개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 해군 알레이버크급 유도 미사일 이지스 구축함인 USS 밀리우스(DDG-69)가 스프래틀리 제도 내 인공섬 인근에서 항행의 자유 훈련을 실시했다.
미군 7함대의 항행의 자유 훈련은 정기적으로 실시됐지만, 주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때 진행하는 경향이 있어 맞불 성격의 작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 해군은 성명을 통해 “일부 국가가 국제법에 따른 자국의 권한을 초과해 권리를 제한하려 한다면 미국은 모두에게 보장된 바다의 권리와 자유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