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의 게임 체인저, 무인기
우크라 전쟁서 놀라운 활약
대 드론 전력 보강 필요성 대두
자폭 드론 등 군용 무인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성비를 입증하며 현대전의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이 도입한 미국제·튀르키예제 드론은 러시아군 기갑 전력을 손쉽게 타격하며 맹활약했고, 이후 러시아도 이란제 샤헤드-136 등을 투입해 우크라이나 기반 시설 타격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적국 드론을 무력화할 대드론 전력 보강이 새로운 숙제로 떠올랐다. 북한 무인기 남침 사건 당시 우리 군이 경험했듯, 무인기는 탐지 및 격추가 매우 까다롭다. 우크라이나는 나삼스 지대공 미사일 체계로 드론에 대응하고 있지만, 무인기보다 미사일 1발 발사에 훨씬 큰 비용이 든다. 지속되는 러시아의 드론 공습에 효율적인 방어 수단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최근 한 장비가 주목을 받고 있다.
우크라의 KVS G-6
자체 개발한 재머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우크라이나제 대드론 무기인 ‘KVS G-6’을 조명했다. 재밍(전파 방해) 방식으로 작동하는 장거리 대드론 장비 KVS G-6는 우크라이나 회사 크베르투스 테크놀로지(Kvertus Technology)가 개발했다. 개발사에 따르면 해당 무기는 한 번에 최대 30분 동안 작동하며 최대 사거리는 약 3km이다.
KVS G-6은 물리적 타격 없이 무선 신호를 사용하여 적국 드론을 통신 두절 상태에 빠뜨린다. 그렇게 통제력을 잃은 드론은 제자리에 떨어지거나 바람을 타고 날아가게 된다. 격추된 드론이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에 정보 복구가 가능한데, 이에 대해 크베르투스의 기술 책임자 야로슬라프 필리모노프는 “드론의 출처와 촬영된 이미지 등 데이터 판독을 시도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때에 맞춰 개발된 대드론 장비
80대 이상 전장에서 운용 중
KVS G-6은 난국에 맞춰 개발된 비교적 신형 무기이다. 영국 The Register 보도에 따르면 해당 무기는 러시아의 침공 몇 주 전인 지난해 1월 배치되었다. 우크라이나군은 100개 이상의 안티 드론 건을 주문했고, 크베르투스는 개전 이후 80개 이상을 생산한 것으로 전해진다.
KVS G-6의 가격은 12,000달러(한화 약 1,554만 원)이며 구매 비용 대부분은 자원봉사 단체와 기부자들에 의해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르인포는 우크라이나 국경 수비대가 최근까지도 KVS G-6를 성공적으로 사용했다고 보도했는데, 실제 어느 정도 성능을 보이는지는 미지수다.
서울 상공 누비던 무인기
침입 이전 전력화 가능했다
지난해 12월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우리 영공을 휘젓고 다닌 이후, 국내에서도 대드론 전력 필요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우리 군은 전투기와 헬기 등 타격 자산을 총출동하여 무인기 격추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소프트 킬(물리적 타격 없이 기능을 마비시키는 공격) 장비 부재가 뼈아프게 다가왔다.
사건이 터진 이후 우리 군은 한국수력원자력 등 국가 중요 시설에서 도입한 재머를 빌려 일부 군단급 부대에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장비는 방사청에 의해 신속 시범 획득사업 사업자로 지정되어 2021년 상반기 전력화가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신속 사업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고, 방사청은 “현재 절차를 더 빠르게 하고자 법령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