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최우방국 벨라루스
밀착 행보에 참전설 대두
러시아 군용기 공격당해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지난해 2월 침공 당시 자국 영토를 사용하도록 내주거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등 간접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은 끊임없이 제기됐고 지난해 10월부터 벨라루스 내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러시아군 9천 명 이상이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설에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우리 영토가 침략당했을 경우에만 벨라루스 영토 안에서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친러 성향이 짙은 독재 정권이기에 돌발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데, 최근 벨라루스에서 러시아 군용기가 폭발에 휩싸였다고 한다.
A-50 조기 경보기 파손
기체 중앙부에 치명상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현지 시각 27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인근 마훌리쉬치 공군 기지에서 발생한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군 정찰기 1대가 훼손됐다. 공격 대상이 된 러시아 군용기는 베리예프 설계국이 개발한 조기 경보기 A-50으로, 나토 코드명은 메인스테이(Mainstay)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정밀 공격으로 인한 A-50의 손상 정도는 꽤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번의 폭발로 항공기 전면부와 더불어 중앙부에 있는 레이더 안테나와 항전 장비 등이 파괴되어 작동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벨라루스 전직 치안 관리들의 모임인 반체제 단체 비폴(BYPOL)은 이번 드론 공격을 직접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벨라루스인들이 나섰다”
반체제 단체 비폴의 주장
비폴의 지도자인 알릭산드르 아자로프는 텔레그램을 통해 “공격은 드론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작전 수행 요원은 벨라루스인들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로이터와의 통화에서 “작전을 계획하는 데 몇 달이 걸렸으며, 지지자들이 더 많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는 이번 사건이 러시아와 벨라루스 정부 간 협력이 증대되는 가운데 일어난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에 대해 벨라루스 야당 지도자 고문인 프라낙 비아코르카도는 “나는 러시아의 혼합 점령에 계속 저항하고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위해 싸우는 모든 벨라루스인이 자랑스럽다”라는 입장을 SNS에 밝혔다.
공식 입장 없는 양국
내부 분쟁 심화할 듯
이번 사건에 대해 벨라루스와 러시아 양국 국방부는 별다른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크렘린궁 역시 직접적인 논평을 거부했는데,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할 말이 없다”라며 “이 문제는 벨라루스 내부의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공격을 주도했다고 주장하는 비폴은 이미 벨라루스 정부로부터 테러 조직으로 간주되며, 해당 소식을 전면 보도한 뉴스 채널 Belsat 역시 반정부 기조로 인해 극단주의자로 취급된다. 향후 벨라루스 내 러시아군 주둔을 둘러싼 내부 분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비폴 지도자 아자로프는 “우리는 러시아 점령자들과 루카셴코 범죄 정권과의 전투를 지속하며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