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확진자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사망자는 무려 6만 명에 육박하죠.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미국 현지의 상황은 과연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불분명한 검사와 치료 금액
현재 미국 34개 주가 코로나19 관련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현지 일반 병원에서의 혼란은 여전한데요. 아직 일반 병원은 제대로 된 진단 키트도 준비되어 있지 않고, 구체적인 치료법이나 서포트 등이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합니다. 환자 처치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이 없어 보이는 상황이죠.
물론 당연히 코로나19 관련 검사와 치료 금액도 불분명합니다. 바이러스 진단과 치료 비용에 대해 보험사가 얼마나 커버해 줄지는 각자 가지고 있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하는데요. 아직 보험사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한 지침이 나오지 않은 상태죠.
현지에서는 더불어 부르는 게 값일 수 있으니 조심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중국에 출장을 갔다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돌아온 한 미국인은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가 한화로 약 400만 원에 가까운 검사비를 부담했다는 경험담까지 전해지면서, 비용 때문에 확산을 막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내 유명 관광지 폐쇄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미국인들의 일상도 사실상 멈춰버렸습니다. 주마다 상황이 조금씩 다르지만, 식당과 술집, 극장 등도 하나둘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데요. 여행 금지령이 확대되면서, 유명 관광지들도 문을 닫고 있는 모습이죠. 우선 전국의 국립 공원들은 연방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셔틀 차량, 산장과 쉼터, 식당 등의 시설물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디즈니랜드도 이달 말까지 영업 중단을 선언했는데요. 뉴욕 맨해튼의 대표적인 극장가인 브로드웨이는 잠정 공연 중단을 발표하면서 다른 주요 문화 시설들도 잇따라 휴관에 들어가고 있죠.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도 코로나19로 휴관을 선언하며, 지난 2001년 911테러와 2012년 허리케인 샌디 이후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4시간 불야성을 이루는 환락의 도시인 미국 네바다주의 라스베이거스도 일제히 문을 닫았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카지노가 폐쇄명령이 내려진 가운데,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함을 대표하는 스트립에는 적막감만 돌고 있습니다. 이런 사태는 1963년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돼 치러진 장례식 이후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죠.
관광수입 의존도가 높은 미국 하와이주조차 코로나19 유입 방지를 위해 방문객들에게 “휴가를 최소 한 달 미뤄달라”고 요청했는데요. 여기에 하와이 내 모든 술집과 클럽을 폐쇄하고, 종교행사를 포함한 10명 이상의 모임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생필품 사재기 열풍
미국에서는 일상 중단을 넘어 공포를 느끼는 사람들이 늘면서, 곳곳에서 식료품 사재기까지 극성을 부리고 있습니다. 대형마트에 들어가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고, 저마다 식료품 등을 수북이 담아 마트를 나서는 모습이 이제 일상처럼 돼 버렸는데요.
현지인들의 불안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로부터 본격적인 사재기 광풍으로 이어졌죠. 월마트,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들은 그야말로 인산인해인데요. 한인마트에도 백인 등이 평소보다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건을 사기 위해 아시아계 마트까지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는 얘기죠.
지역 라디오에선 ‘빈 선반’이 미국의 주말 풍경을 묘사하는 얘깃거리로 오르내렸는데요. 점포마다 빈 선반 앞에서 스마트폰 셀카를 찍는 고객들이 눈에 띄었고, 소셜미디어에서도 종일 화제에 올랐습니다. 이에 진열대마다 판매 수량을 1~5개씩 제한하는 공지가 달렸고, 일부 매장의 계산대에선 더 많은 수량을 요구하는 고객과의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는데요.
손 세정제와 비누 등 일종의 코로나19 대응용품들은 일찌감치 동났습니다. 코로나19와의 장기전을 대비하듯, 생수, 쌀, 빵, 유제품 등 일종의 필수 식료품뿐만 아니라 식자재 또는 냉동식품 등도 찾는 손길도 많아졌죠.
총기와 탄약 구매 급증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미국 내에서는 인종 차별과 혐오 범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동양인을 향한 혐오 범죄 소식이 많은데요. 코로나19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점으로 인해,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혐오 범죄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이들의 총기 구매도 급격히 늘고 있죠. 한 단체가 코로나19와 관련한 아시아인 혐오·차별 사례를 고발하는 사이트를 개설한 후 하루 만에 40여 건의 신체적·언어적 폭력 사건이 접수됐을 정도입니다.
미국의 한 온라인 탄약 판매업체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면서, 최근 탄약의 하루 판매량이 이전보다 276% 급증하고 있고 밝혔습니다. 이어 “고객 가운데 80∼90%가 생애 처음으로 총을 사는 사람들이며, 베트남인, 필리핀인, 일본인 등의 총기 구매도 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현지에 사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1992년 LA 폭동 당시 아시아계가 본 피해가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당시 미국 경찰은 폭동 초기 사흘 동안 한인타운 등 아시아계 거주 지역에 출동하지 않았고, 한인들은 총기를 들고 약탈자들로부터 재산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했죠.
미국이 이렇게 된 건 코로나19 사태 초기 너무 느긋하게 대응한 탓이 크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국과 일부 아시아 국가 내에서 유행하고 그칠 것으로 보고 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인데요. 미국 내 부족한 공공 의료 자원도 사태를 키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죠.
공공 의료 보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사태 초기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는 것도 어려웠고 검사를 받더라도 수백만 원의 검사비를 각오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다 보니 미국 내에선 “한국처럼 해야 한다”, “한국이 부럽다”는 여론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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