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코앞으로 성큼 다가왔습니다. 저마다 꿈꾸는 여행지로 떠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는 분들도 많으실 텐데요. 비행기 좌석에 앉아 설레는 마음으로 이륙을 기다리다 보면 자연스럽게 승무원들이 쓰는 전문적인 용어들을 많이 듣곤 하죠.
이때 비행기 이륙 직전 승무원들이 인터폰을 통해 “넘버원 클리어” “넘버투 클리어” “넘버쓰리 클리어” 등 마치 단체 구호 같은 것을 외치는 모습을 보기도 하는데요. 이는 착륙 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과연 왜 하는 것이며, 어떤 뜻이 있을까요?
승무원들은 모든 승객이 비행기 탑승과 착석을 마친 후에는 도어를 닫고 이륙을 위한 준비를 하게 됩니다. 이때 승객의 안전을 위해 ‘세이프티 체크’라는 것을 하는데요. 모든 짐을 규정에 맞는 곳에 보관하는 것부터 시작해 오버 헤드 빈이 잘 닫혔는지, 갤리 내 모든 카트는 고정되어있는지 등을 점검하게 되죠.
이와 함께 각자 맡은 담당 구역의 도어 모드도 변경해야 하는데요. 비행기 출발 전 승무원들은 비상사태 발생 시 승객들의 탈출을 위한 슬라이드가 도어를 열자마자 쫙 펼쳐지도록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출발 시에는 슬라이드의 모드를 공기가 주입된 상태인 Armed 또는 Automatic으로 변경해야 합니다.
반대로 비행기가 목적지 공항에 도착하여 좌석벨트 사인이 꺼지면, 탈출용 슬라이드에 공기가 주입되지 않은 태로 도어를 열기 위해 모드를 Disarmed 나 Manual로 변경하게 되죠. 이는 비상시 승객의 안전 뿐만 아니라 지상에서 근무하는 조업사들을 위함이기도 합니다.
이는 지상 조업사들이 갑작스럽게 탈출용 슬라이드에 맞는 인명사고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인데요. 탈출용 슬라이드가 펴지는데는 4~6초 밖에 걸리지 않을정도로 고압 가스의 위력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잘못 맞으면 사망에 이를 정도라고 하죠.
승무원들은 이처럼 이륙 전과 착륙 후에는 각자 담당한 구역의 비행기 도어 모드를 모두 변경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반대편 도어를 담당하는 승무원과도 상호 확인을 거치게 되는데요. 이를 ‘크로스 체크’라고 하죠. 크로스 체크까지 마친 후에는 인터폰을 통해 도어 모드 변경이 완료 됐다고 알리게 되는데요.
바로 이 과정에서 우리가 듣게 되는 것이 바로 “넘버원 클리어” 입니다. 여기서 Number 1은 비행기 도어 숫자의 이름을 말하는데요. 양쪽 1번 도어의 모드 변경이 완료되었다는 것이죠. 승무원들이 각자 맡는 구역에 따라 넘버투, 넘버쓰리 등 순서대로 확인 여부를 말하는 것입니다.
승무원들이 외치는 도어 넘버의 수로 항공기의 체급까지 알아볼 수 있는데요. 만약 Number 5까지 외칠 경우, 양쪽 도어의 개수만 해도 무려 10개입니다. 네, 체급이 큰 기종이라는 것이죠. A380 기종은 비행기가 2층 구조로 되어있기 때문에 Upper deck 1, Upper deck 2 클리어 등으로 체크하기도 하죠.
결국 이 모든 과정은 비행기 도어가 제대로 닫혔는지, 도어의 모드는 올바르게 잘 변경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함인데요. 이를 체크함으로써 승객과 승무원, 지상 조업원 등 모두의 안전을 위한 일련의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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