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슬픈 1위는 ‘물가 1위’…..”
우리는 흔히 여행 가면 미국이나 유럽 지역이 물가가 비싸다며 불평하고는 하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몇몇 물가는 외국인들이 여행 와서 깜짝 놀랄 만큼 엄청나게 비싸다고 하네요. 심지어 어떤 품목은 전 세계에서 물가 높은 것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1위를 했는데도 전혀 기쁘지 않은 이유는 뭘까요?
한국은행이 1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주요국 물가 수준의 비교 및 평가’에 따르면 서울의 생활물가지수는 2019년에 337개 도시 중 26위 입니다. 도시-국가 비교 통계 사이트 ‘넘베오(Numbeo)’가 식료품과 의류, 외식, 레저, 교통 등의 품목을 지수화해 산출한 것으로 뉴욕을 100으로 기준 삼았습니다. 한국이 다른 국가보다 유독 비싼 품목은 무엇이 있을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최강 물가 스위스보다 비싼게 있다? ‘식료품’
식료품 물가지수는 세계 456개 도시 중 뉴욕을 제치고 5위에 랭크되었습니다. 나머지는 ‘물가 깡패’ 스위스가 차지하였고, 우리는 그 다음이니 정말 비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1kg 기준 바나나, 토마토, 감자는 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비쌉니다. 또한 주로 수입과일이나 유제품이 가격이 있는 편입니다. 비정상회담에서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 몬디는 “한국은 과일이 너무 비싸다. 심지어 국산인 딸기도 비싸고, 사과도 이탈리아에 비해서 비싸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스타벅스도 2018년 기준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 기준 4600원으로 비쌉니다.이웃나라 일본은 3800원, 스타벅스 본점이 있는 미국은 약 2800원으로 한국은 이들 보다 비싼 가격을 자랑하죠. 외국에서 스타벅스 갈 때마다 ‘한국에 비해 여긴 왜 이렇게 비싸?’라고 생각하셨다면 그건 사실 환율 차이였답니다.
서울의 빵 1kg당 평균 가격은 약 1만 8천 원으로 물가 상위 10개 도시 중에서 가장 비쌉니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스위스 제네바도 약 7천 원인데요, 저도 유럽 가서 돈 없을 때 빵만 사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네요. 한국은 전반적으로 유제품이 비싸고 또 빵에 초콜릿이나, 과일같은 데코레이션을 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빵 가격이 비싸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유기농 빵집과 해외의 유명한 브랜드가 서울에 대거 밀집되어 있다보니 평균적인 가격이 오르는 경향은 있지만, 비싸도 너무 비싼 것 같습니다. 1kg가 어느 정도인지 감이 안 오신다고요? 삼립의 크림빵이 개당 70g인데요, 1kg 면 약 14개 정도입니다.
2. 비싸서 직구해요 ‘의류’
마음먹고 쇼핑을 하러갔는데 너무 예쁜 옷을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심상치 않네요. 한국에서 청바지, 원피스, 러닝화, 남성 구두 1피스씩을 구매하는데 드는 비용은 평균 332.8달러(약 40만 원)입니다. 뉴욕이 298.2달러 정도인데 비해 다소 비싼 편이죠. 해외 의류 브랜드가 한국에만 들어오면 몇 배는 비싸져서 결국 직구를 하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의류는 2018년 해외 직구 인기 품목 2위를 기록 했습니다. 2016년 한국 소비자원이 해외 직구를 해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해외 직구를 하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 79.5%가 국내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3. 생활 물가 상승의 원인! ‘임대료’
서울의 임대료는 세계 446개 도시 중 무려 8위에 이르렀습니다. 번화가 임대료를 기준으로 서울은 1평방피트(0.093㎡) 당 908달러(약 107만 원)로 상위 30개 도시 평균인 660달러의 1.4배 수준에 달합니다. 임대료가 상승하면 골목 상권이 위협받고 외식 물가가 올라가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만큼 임대료도 적정 수준에서 올라줘야 하는데, 지금은 너무 급속하게 오르고 있습니다.
물가가 높아도 소득 수준이 높으면 괜찮지만, 한국의 소득 수준은 주요국 중 중간 수준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서울의 생활물가는 2010년 이후 뉴욕과 격차를 좁혀가고 있습니다. 도쿄, 런던, 파리 등 대도시의 생활물가는 하락하고 있는 반면에 말이죠.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마이너스를 나타내며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데 반해 생활 물가 수준 자체는 다른 선진국 못지않게 높습니다. 안그래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국민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데, 위의 지표를 보니 우리 삶이 더욱 팍팍하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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