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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본 사람만 알 수 있다는… “시드니 차별 수준은 이 정도죠”

도지훈 기자 조회수  

살아본 사람만 알 수 있다는… “시드니 차별 수준은 이 정도죠”

인종차별이라는 고질적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미국 경찰관들의 지나친 폭력은 오래전부터 민권 운동의 대상이었는데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는 일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경찰의 목 누르기 영상이 퍼지면서 과잉진압, 인종차별 논란이 커지며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호주에서도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과 같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종차별 논란이 거세지고 시위가 지속되었는데요. 그렇다면 호주에서 일어난 인종차별 사건은 무엇일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호주판 플로이드 사건

시드니에서 백인 경찰이 16세 원주민 소년을 과잉 진압한 영상이 퍼졌습니다. 이후 약 3000여 명이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여하며 원주민 차별 문제가 다시금 부각되었습니다. 경찰이 16세 원주민 소년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이가 부러지고 얼굴과 몸에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소년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경찰 대변인은 “소년이 체포되기 전 경찰관을 위협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하며 해당 경찰관의 위력이 적절했는지 조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2015년 호주에서는 교도관의 강압 행위로 26세 원주민이 숨지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호주의 원주민 인구는 3.3%에 불과하지만 교도소 전체 수감자의 4분의 1 이상이 원주민들이라고 하는데요. 1980년부터 2011년 사이 449명의 원주민이 구금 중 사망했습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구금 중인 원주민들의 사망은 문제라며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동양인 혐오 극심

호주에서 인종차별 문제는 빈번히 발생해왔습니다. 이는 코로나 이후 더욱 심각한 수준을 보이며 동양인을 대상으로 한 인종차별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시드니에서는 백인 여성이 동양 여성 두 명에게 침을 뱉고 발길질을 하며 욕설을 퍼붓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동양인들은 개”, “너희가 여기에 코로나를 가져왔다”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었는데요. 가해자는 17살 호주 현지인으로 밝혀졌습니다.

호주 올버니 지역에서 현지 여성에게 한국인 남성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백인 여성은 한국 남성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코로나를 옮기지 말라며 소리를 질렀는데요. 옆에 있던 또 다른 백인 여성은 남성을 주먹으로 때리며 폭행했습니다. 이후 경찰이 출동했지만 상황만 정리하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외교부는 경찰의 대응이 부족하다며 호주 정부에 항의했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습니다.

멜버른에서는 현지 여성들이 동양인 여성 2명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반복하며 욕설을 내뱉고 수차례 폭행했는데요. 피해자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출신 여학생들이었습니다. 대낮에 시내 중심에서 이러한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에 큰 충격을 안기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동양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은 여럿 발생했습니다.

중국계라는 이유만으로…

코로나에 대한 공포감이 계속되면서 아시아계 이민자에 대한 차별이 심각해졌습니다. 특히 중국계 호주인에 대한 차별이 심하게 나타났는데요. 호주 인권위원회에서는 이에 대한 적극적 대처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심지어 주택 임대를 거절당하는 사례도 발생했는데요. 시드니의 한 사립학교에서는 중국인과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한국계 학생에 대해 기숙사 퇴거 결정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캔버라에서는 호주인 10대들이 중국인 유학생들을 상대로 위협했고 싸움이 붙어 입원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캔버라 중국 대사관은 “중국 유학생들의 안정을 보장해달라”라고 요구했죠. 애들레이드 거리에서도 중국어로 이야기한다는 이유로 중국인 유학생이 현지 시민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시드니 중국 영사관 앞에서는 백인 남성이 중국인들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중국이 전 세계에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며 중국 지도자를 죽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죠. 한편 중국 정부는 호주 여행 자제령을 내린 데 이어 호주 유학을 금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드니대학, 인종차별 낙서

호주 명문대인 시드니대학에서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낙서들이 발견됐습니다. 남자 화장실 안 벽에 “중국인을 죽여라”라는 문구와 나치 문양을 그린 낙서가 확인되었는데요. 대학 내 다른 장소에서도 중국인과 함께 유대인과 흑인을 비하하며 인종 전쟁을 독려하는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멜버른 대학교에서도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대학에 입학한 아시안들에게 ‘호주를 떠나라’라는 인종차별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는데요. 일부 대학들에서는 인종차별적 문구와 중국인 학생들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중국어 벽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사태로 중국인들과 중국 정부는 강한 반발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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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훈 기자
content@travel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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