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투 유료화 시행
지난 7월 1일, 일본 정부는 편의점과 슈퍼 등 소매점에서 고객에게 비닐봉지를 무료로 주지 못하게 하는 용기포장 재생법 새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모든 소매업자는 비닐봉지를 장당 1엔(약 10원) 이상으로 제공해야 하며 이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식업체 역시 포함됩니다. 세븐일레븐 등 3대 편의점은 장당 3~5엔을 받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다만 바다에서 분해되는 플라스틱 재질을 100% 사용한 봉지와 바이오매스 소재를 25% 이상 함유한 봉지는 무료로 제공됩니다. 비닐봉지 유료화 정책이 시작되자 에코백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확연히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예상치 못했던 부분에서 부작용이 생겨 업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과연 에코백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은 무엇일지 살펴보겠습니다.
에코백 이용한… 좀도둑 기승
우메다에 위치한 한 생활용품점에서는 비닐봉지 유료화 정책 시행 후 에코백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300%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듯 에코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 에코백을 이용한 절도 범죄가 늘어난 것인데요. 도쿄의 한 슈퍼마켓에서는 에코백을 지참한 손님들이 늘면서 10~20% 정도 도난 건수가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계산이 완료된 상품들을 봉투에 담는 선반 위에 계산이 안된 상품들을 에코백에 그대로 옮겨 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에코백은 입구가 벌어져있고 용량이 크기 때문에 몰래 물건을 넣기 좋은데요. 마트에서는 계산하기 전의 바구니와 계산이 끝난 후의 바구니 색깔을 구분하는 방법으로 절도범에 대응하고 있지만 계산대 업무가 늘어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습니다. 장을 보는 중 자연스럽게 자신의 에코백에 물건을 넣는 사례 역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계산대 맡겨 달라 안내문도
이바라키현에 위치한 고서점에서는 입구가 열려있는 에코백이나 손가방은 반드시 계산대에 맡겨달라는 안내문을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서점 대표는 “우리 서점에서 도난 피해를 알아차린 것만 5~6건에 이른다”라며 “우리 서점에는 전문서적이나 사전 등 값비싼 책들이 많아 더욱 마음 아프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서점에 들어올 때 가방을 맡기도록 하다 보니 손님들과 직원들 역시 번거롭다고 덧붙였죠.
일본의 한 보안협회 관계자는 “에코백을 활용한 절도의 비중이 이전에 10~20%였다면 비닐봉지 유료화 정책을 시행한 7월 이후에는 절반 가까이 되는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세븐일레븐 등에서 비닐봉지를 묶음으로 판매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비닐봉지 유료화 정책 의도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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