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관광 공포증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나요? 관광 공포증은 말 그대로 홍수처럼 밀려드는 관광객 때문에 현지인들이 불편을 겪다 못해 공포까지 느끼는 현상을 일컫는데요. 관광객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닐까 싶겠지만, 현지인이 겪는 고충은 생각보다 심각한 듯합니다.

이들은 급기야 관광객을 거부하겠다고 말하는데요. 이유도 각각 다양합니다. 환경 오염을 막기 위해, 유적지가 망가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등의 이유로 여행객의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나섰죠. 심지어 관광객 숫자를 줄이기 위해 각종 정책과 규제를 도입한 곳도 있는데요. 관광객을 거부하는 여행지, 어떤 곳이 있는지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르셀로나


약 160만 명이 살고 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매년 3,2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만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요. 밀려드는 관광객들 때문에 도시의 건물들은 모두 호텔로 바뀌어버렸고, 치안을 담당해야 하는 경찰들은 관광객 통제 업무에만 매달렸죠.

이에 바르셀로나 시민들은 건물 외벽에 ‘여행객들은 집으로 돌아가라’, ‘여행객들은 테러리스트’라는 거센 문구로 시위를 벌였는데요. 시민들의 분노가 계속되자 바르셀로나 시당국은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도심 지역에 호텔 신축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고, 관광객들의 무차별적인 세그웨이 사용을 금지시키기도 했습니다.

부탄


국민 행복도 1위에 빛나는 나라, 부탄은 일찍이 관광객 수를 제한했습니다. 부탄 정부의 관광 정책은 한마디로 ‘높은 부가가치, 낮은 영향’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요. 관광객의 수를 제한하는 대신 제대로 된 서비스와 자연 환경을 보여주겠다는 정책입니다. 관광객의 수를 통제한 덕분에 부탄의 수려한 자연환경은 아직까지 온전히 보존되어 있는데요. 게다가 금단의 지역이라는 희소성 있는 이미지 때문에 매년 부탄 여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죠.

산토리니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그림같은 풍경을 자랑하는 그리스 산토리니. 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흰색 외벽의 파란 지붕을 덮은 집들이 능선을 따라 총총히 박혀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죠. 덕분에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1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할 정도로 북적이는 여행지가 되었는데요.

산토리니 주민들은 수많은 관광객들 때문에 “사람에 치여 죽겠다”고 말하곤 합니다. 관광객 때문에 자연이 오염되고, 전력과 숙박시설 등 현재 인프라가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인데요. 이에 그리스 정부는 산토리니의 관광객을 제한하는 방안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추픽추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사랑받는 페루의 마추픽추는 2016년 유네스코 지정 ‘위기에 처한 세계유산’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페루 정부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 입장객 수 관리에 나섰는데요. 마추픽추 입장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예약제로 입장객을 받겠다는 것이죠.

현재는 하루에 입장 가능한 관광객 수를 오전 3,600명, 오후 2,70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요. 또한, 반드시 공식 가이드와 입장해야하고 3개의 탐방로 중 하나만 이용할 수 있죠. 만약 마추픽추를 하루 종일 보고 싶다면 오전, 오후 둘 다 예약하면 되는데요. 마추픽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겠죠?

갈라파고스 섬


다윈의 진화론이 탄생한 갈라파고스 섬도 넘치는 관광객으로 골머리를 앓고있습니다. 급기야 2010년 UN은 갈라파고스 섬을 ‘위기에 처한 유산’으로 지정했는데요. 현재 갈라파고스 섬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특정 장소에만 머무를 수 있으며 가이드와 꼭 함께 다녀야 합니다. 이국적인 생물들과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해서라고 하니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아이슬란드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로 급부상한 곳이죠. 바로 인기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청춘’에 소개되기도 했던 아이슬란드입니다. 아이슬란드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리나라뿐이 아닙니다. 전 세계 많은 관광객들이 몇 년 전부터 이곳에 주목하고 있죠. 아이슬란드의 전체 인구는 약 33만 명 정도인데요.

인구가 33만 명 밖에 안 되는 이 평온한 나라에 매년 수백 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에 아이슬란드 정부는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관광객 수를 제한하고 있는데요. 뿐만아닙니다. 호텔 숙박료에 붙는 세금을 더 높이고, 투어 업체에게는 면허증을 돈 주고 판매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베니스


이탈리아 여행의 필수코스인 베니스를 찾는 관광객은 해마다 무려 2,500만 명에 달합니다. 반면 베니스의 인구는 약 26만 명으로, 관광객의 100분의 1 수준이죠. 이정도면 관광객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없는 것이 이상할 정도인데요. 몇 년 전부터 베니스 시민들은 관광객들을 더 이상 받지 말자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가격도 치솟았는데요. 공유 숙박을 하는 사람이 많아져 정작 주민들은 자기 방을 관광객에게 내주고 다른 지역에 살고 있는 이상한 상황에까지 다다랐죠. 이에 베니스 정부는 주민 소유의 배를 운행하는 것에 제약을 두고, 도시 내에 호텔 신축을 막겠다고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