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의 여파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과 폭행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19가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이유 때문인데요. 중국인은 물론 한국인, 일본인, 동남아시아인 등이 바이러스 취급을 당하면서 혐오와 증오, 범죄의 타깃이 되고 있죠.

한국인들 사이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경험담도 쏟아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문제는 이런 인종차별 행위가 어제오늘 일이 아니란 점이죠. 그래서 오늘은 인종차별이 빈번한 국가와 그곳에서 한국인이 겪은 인종차별 사례에 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국


우리에게 ‘신사의 나라’로 알려진 영국은 의외로 인종차별이 심한 국가로 알려졌는데요. 흔히 인종차별 하면 미국을 떠올리곤 하지만, 유럽의 인종차별도 결코 가벼운 수준은 아닙니다. 최근에는 수도인 런던 한복판에서 아시아계 학생이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따른 인종차별적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죠.

2005년에는 영국의 10대 청소년이 인종차별적인 욕설에 항의하는 한국인 유학생의 이마를 망치로 내려친 일도 있었습니다. 병원으로 옮겨져 이마를 여섯 바늘 꿰매는 치료를 받은 그는 유사사례의 재발을 막는다는 차원에서 영국 법원에 정식 재판을 신청했는데요. 목격자들의 진술, 범행에 사용된 망치, 당시 상황을 보여주는 사진까지 있는데도 불기소 처분되었죠. 이 때문에 소수인종에 대한 인종주의적 시각이 적용돼 가해자 편들기를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귀가 중이던 한국인 유학생이 폭행을 당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는 영국인 청소년이 휘두른 샴페인 병에 얼굴을 정면으로 맞아 치아 1개가 부러지고 10여 개가 흔들리는 부상을 입었는데요. 때리는 이유를 물었을 때는 ‘네가 망할 동양인이니까’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2018년에는 영국 런던의 유명 관광 명소인 옥스퍼드 서커스에서 한국인 유학생이 흑인과 백인 10대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하기도 했는데요. 근처에 있던 주변 사람들은 구경거리라도 되는 양 휴대전화로 촬영만 할 뿐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죠. 간신히 한 행인의 도움을 받아 신고했지만, 한 시간 동안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습니다. 신사의 나라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말이죠.

벨기에


벨기에도 유럽에서 인종차별로 악명이 높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심지어는 여행도 조심해야 할 수준인데요. 일례로 박준형이 벨기에에서 JTBC의 예능프로그램인 ‘사서 고생’ 촬영을 하던 중, 현지인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는 장면이 방송에 고스란히 나와 이슈가 되기도 했죠.

물론 제작진이 급하게 상황을 막아 큰일로 번지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만연한 인종차별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장면이었는데요. 2015년 tvN의 ‘가이드’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는 방송에 배경으로 잠시 등장한 벨기에 소녀들이 한국인 카메라맨을 향해 동양인을 차별하는 동작, 즉 ‘째진 눈’ 묘사를 하는 장면이 찍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방송 카메라 등의 실질적인 증거물이 될만한 매체 앞에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해당 행위를 저지른다는 것은 이런 행위로 인해 얻는 사회적인 페널티가 적거나 없는 수준, 혹은 인종차별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없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죠.

패션 디자이너 황재근은 과거 MBC ‘라디오 스타’에서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 예술학교 유학시절 당한 인종차별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동양인이고 소수민족이라 날 견제하고 무시했다. 숙제 기간을 속이거나 수업이 없단 사실을 틀리게 알려줬다”고 밝혀 충격을 줬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는 음식으로도 차별했다는데요. 음식 안에 들어가는 재료를 적게 주는 등 내성적으로 인종차별을 한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


네덜란드에서도 인종차별을 심심찮게 경험할 수 있는 편인데요. 평범한 행인에게 칭챙총이라 외치면서 담배꽁초를 던지기도 하고, 방송에서 대놓고 아시아인 차별 발언을 내뱉기도 합니다. 레스토랑과 같은 상업시설에서도 고의적으로 접대를 늦게 받는 등의 차별을 당했다는 사례도 많죠.

특히나 최근 코로나19 이후, 이전부터 좋지 못했던 아시아인에 대한 이미지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얼마 전에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국계 여성에 대한 폭행 시도가 있기도 했는데요. 스쿠터에 탄 남성들은 그녀를 향해 “중국인!”이라고 소리치며 주먹을 휘둘렀죠. 그러나 현지 경찰의 대응은 미온적이었으며, 비슷한 다른 사건이 보고되기 전까지는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지난달에는 KLM 네덜란드 항공에서도 한국인을 차별한 사건이 터졌는데요. 화장실에 한국어로만 ‘승무원 전용 화장실’이라는 문구를 써 붙여, 한국인 승객을 코로나19 잠재적 보균자 취급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었죠.

물론 앞서 소개한 나라의 현지인들 모두가 한국인과 아시아인 등을 차별하는 것은 아닙니다. 친절한 사람은 충분히 친절하며, 사회적으로도 이러한 차별 문제를 마냥 방관하고만 있지는 않은데요. 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면 인종차별이 불법이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아마 해외에서 비슷한 일을 경험했고, 불쾌감을 느껴본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앞으로는 인종에 따른 차별 없이 모두가 똑같이 존중받는 시대가 올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