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에 달려나왔다” 공항에서만 볼 수 있는 빨간 자물쇠의 정체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입국장을 지나면 비행기에서 내린 짐을 찾게되는데요. 돌아가는 컨베이어 벨트 속에서 드디어 캐리어가 보입니다. 그런데 이 캐리어들 중에 간혹 낯선 빨간 자물쇠가 달려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어떤 캐리어에는 정체모를 커다란 스티커가 붙어있기도 하죠. 그렇다면 과연 이 자물쇠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비행기에서 내린 승객들이 짐을 찾기 위해 공항 입국장으로 쏟아지는 그때, 세관의 단속 인력도 집중적으로 늘어납니다. 면세 한도가 넘긴 물건이 있는데도 자진 신고하지 않고 몰래 들여오려는 시민들을 단속하기 위함이죠. 가장 먼저 공항의 엑스레이 판독실에서는 여행객이 부친 수하물을 1차로 검색하게 되는데요. 미국과 유럽, 홍콩발 비행기의 경우는 주로 고가의 명품을, 중국은 불법 의약품, 동남아는 금 위주로 살피게 됩니다.

만약 판독 중 뭔가 의심가는 물건이 있다면 즉시 무전으로 연락해서 수하물에 커다란 스티커 또는 자물쇠를 채우게 되는데요. 이런 수하물들은 검색대를 지날 때 소리가 나기도 하기 때문에, 출국 심사 과정에서 자세한 세관 조사를 받아야 합니다. 한마디로 딱 걸린거죠.

특히 자물쇠의 경우 수하물 속에 든 의심 물품에 따라 색상이 다릅니다. 자물쇠의 색상은 총 4가지로 모두 다른 의미를 담고 있죠. 일반적으로 공항에서 가장 흔하게 많이 볼 수 있는 자물쇠는 노란색 자물쇠인데요. 면세 한도인 600달러를 넘었다고 의심되거나, 명품이 들어있다고 여겨질 때 주로 채워지곤 합니다.

초록색과 주황색 자물쇠도 있습니다. 이는 채소나 과일과 같은 농산물, 육류, 흙 등 검역대상 물품이 들어있다고 의심 될 경우에 부착하게 되는데요. 무심코 유입된 육가공품과 식품들이 해외병해충, 구제역 등의 악성 동식물 전염병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것들은 대부분 세관 적발 시 모두 압수해 폐기처분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빨간색 자물쇠는 어떤 의심 물품이 들은 것을 의미하는 걸까요? 바로 총과 칼 같은 도검류와 마약 반입이 의심될 때 입니다. 이 경우 안보 위해 물품으로 판단되어 빨간색 자물쇠가 달리는데요. 간혹가다 어린아이들의 장난감 총이나 나무칼 등을 엑스레이로 보았을때, 일반 총기와 도검류로 보이기 때문에 자물쇠가 부착되는 경우가 있죠.

이렇게 자물쇠가 채워진 캐리어와 수하물들은 별도의 세관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검사를 회피하려고 하거나, 당황한 마음에 자물쇠를 억지로 풀려고 하면 굉장히 큰 소리가 나니 주의해야 합니다. 게다가 자물쇠의 위치는 세관에서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있기 때문에, 짐을 다른 곳으로 옮겨 담으려고 할 경우에는 관세법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특히 휴가철이나, 여행 성수기에는 대부분 노란 자물쇠가 채워진 캐리어를 많이 볼 수 있죠. 만약 면세 한도를 초과한 게 걸린 경우 ‘자진 신고할 것이 있다’고 인정하면 면세 한도를 넘긴 금액에 대해 간이세율로 20%의 세금을 부과하게 됩니다. 하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 떼면 기존 산출 세액의 30%를 가산세로 추가 부과하게 되죠. 그러니 만약 본인 혹은 일행의 캐리어에 낯선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면 세관에 신고할 물품은 없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봐야 합니다.

물론 여행 가방에 자물쇠가 달리지 않은 사람도 그리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일부 여행자는 세관 직원에게 지목받아 세관 검사대에서 추가 검사를 받기도 하는데요. 세관에서는 비행기가 도착하기 전부터 여행자에 관한 여러가지 기록과 외부기관으로부터 수집된 정보, 공항 내 특이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가 검사 대상자를 선정하기도 하죠.

탑승객 전원이 무조건 추가 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런 전수 검사를 받는 여객기는 보통 하루 4~5편 된다고 합니다. 여객기 선정 기준 역시 국내외 정세를 비롯, 해당 국가의 물품 반출 제도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