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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나온 따끈따끈한 포스팅

잘나가는 국내 특급 호텔들이 ‘한식당’ 영업포기 선언한 까닭

도지훈 기자 조회수  

국내 특급 호텔들이 스타 셰프를 영입하고 레스토랑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등 미식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호캉스와 가심비 등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라 호텔을 선택할 때 숙박 못지않게 미식의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이에 호텔 업계의 미식 전쟁 열기가 매우 뜨겁습니다.

특급 호텔에서 뒷전으로 밀려있던 한식당도 다시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는데요. 지난해 6월에는 더 플라자 호텔이 약 20여 년만에 한식당을 오픈해 화제가 되었죠. 그렇다면 과거 국내 특급 호텔들이 한식당을 접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거에는 국내 특급 호텔에 한식당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당시 관광진흥법에 따르면 한식당 보유가 특등급 이상의 호텔의 필수기준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과도한 규제라는 이유로 1994년부터 권장사항으로 바뀌었는데요. 이후 서울 시내 특급 호텔 한식당 수는 점차 줄었습니다. 특급 호텔의 수는 급격히 늘어나는 데 반해 호텔 내 한식당은 퇴보 상태에 빠졌죠.

이유는 바로 수익성 때문이었습니다. 한식은 손이 많이 가고, 팔아도 크게 남지 않아 특급 호텔 대부분이 영업을 포기했던 것인데요. 1999년 밀레니엄 힐튼 호텔이 한식당 ‘수라’를 접은 것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인터컨티넨탈 서울이 ‘한가위’를, 2005년에는 웨스틴조선호텔이 ‘셔블’의 문을 닫았죠. 호텔에 한식당이 사라지면서 그 기능은 뷔페 레스토랑이 대신했습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 호텔에 한식당이 없어서야 되겠느냐는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호텔은 “평소 늘 먹는 한식을 굳이 비싼 값 주고 호텔에서 먹으려는 사람이 적다 보니 도저히 수익을 낼 수 없다”고 입을 모았죠. 식자재나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싼값에 메뉴를 구성하기 어려운데, 값이 비싸다 보니 고객들도 굳이 호텔 한식당에서 먹으려 하지 않는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었는데요.

이렇다 보니 불과 4년 전만 해도 서울 시내에 있는 특급 호텔 중 한식당이 있는 곳은 4곳뿐이었습니다. 롯데호텔 서울의 ‘무궁화’, 서울 신라호텔의 ‘라연’, 그랜드 워커힐 서울의 ‘온달’과 ‘명월관’, 메이필드 호텔의 ‘낙원’, ‘봉래헌’이 전부였는데요. 하지만 요즘에는 사라졌던 한식당이 다시 호텔에 새 둥지를 트기 시작했습니다.

2017년 이후 리뉴얼된 파크 하얏트 서울의 ‘더 라운지’, 그랜드 앰배서더 풀만 ‘안뜨레’, 시그니엘 ‘비채나’ 모두 한식을 메뉴에 올리는 곳이죠. 현재 특급 호텔 내 한식당은 지난해 오픈한 더 플라자 호텔의 ‘주옥’을 포함해 총 10곳입니다.

그렇다면 유독 특급 호텔로부터 외면받던 한식당이 갑자기 왜 늘어나게 된 것일까요? 이는 2017년부터 서울 편을 발간한 미쉐린 가이드의 영향도 적지 않습니다. 미쉐린 가이드 서울이 발간된 후 서울 신라호텔의 한식당 라연과 광주요그룹의 ‘가온’이 3스타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식이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특히 라연은 특급 호텔에서 한식당이 사라지는 상황 속에서도 자리를 지키며, 한식의 맛과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알렸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신라호텔이 한국을 대표하는 특급 호텔로서 인정받는 데에는 라연의 역할이 컸다는 해석도 있죠. 올해 프랑스 관광청이 발표한 라 리스트 2020 TOP 150에 한국 레스토랑으로는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라연의 성공은 다른 특급 호텔의 한식당 경쟁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최근 미쉐린 스타 획득이 식음료 업장의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너도나도 앞다퉈 한식을 내세우게 되었죠. 더 플라자 호텔이 미쉐린 1스타 한식당인 주옥을 입점시킨 배경도 한식을 알리는 것과 동시에, 미쉐린 가이드에 호텔 이름을 올리고 싶은 측면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전통적으로 호텔에서는 객실이 가장 중요했지만, 요즘에는 다이닝 시설이 고객 유입을 확대하는 셀링 포인트의 역할을 하고 있죠. 한식당도 돈이 안 된다며 접었던 과거와 달리 이젠 ‘돈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새 모던 한식 열풍이 불면서 꽤 비싼 가격에도 한식당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는데요. 실제로 라연은 미슐랭 3스타 이후 매일같이 만석이라고 합니다. 이를 보면 호텔에서 즐기는 하나의 콘텐츠로서 한식당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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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훈 기자
content@travel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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