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는 발생 불가능하거나 법으로 철저히 규제되는 것들이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허용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한국에서 허용되어 편리하고 다행이라 느껴지지만 어떤 점들은 규제가 필요하다 싶은 것들도 있는데요. 해외에서는 금지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허용 가능한 것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운전면허시험 간소화
출처-KBS1뉴스
우리나라는 운전면허 취득 절차가 비교적 간소해 쉽고 빠르게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기로 유명한데요. 종전 30시간에서 13시간으로 줄어든 운전면허시험 간소화 방안이 2011년부터 시행된 덕분에 보통 1~2 주면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되었죠.
하지만 외국의 경우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게 많이 들어갑니다. 특히 가까운 중국의 경우 면허를 따려면 78시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하고, 면허를 취득하기까지 길게는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운전면허시험 간소화 조치 이후 한국에서 면허를 취득하려는 중국인들의 수요가 급증했는데요. 실제로 2010년 7064명이던 중국인 운전면허 취득자는 2012년 2만 4687명으로 3년 만에 세 배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에서 면허를 취득한 중국인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 필기시험만 통과하면 운전을 할 수 있어 수요가 클 수밖에 없겠죠.
반성문 작성 시 감형
MBN
우리나라 법원은 반성문을 비롯해 피고인의 개인 사정 등을 양형 근거로 참작합니다. 그렇기에 이를 노리고 일부 피고인들은 감형과 선처를 목적으로 면피용 반성문을 제출해 솜방망이 처벌을 받기도 하죠. 심지어 반성문 대필업체까지 성행하는 게 현실입니다.
스브스뉴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판사에게 아부해서 감형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윤종수 판사 출신 변호사는 양형 고려사항에는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당사자와의 관계 범행 뒤의 정황 등 아주 많은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반성문은 반드시 고려되는 사항이 아닌 언제까지나 주관적인 참작 사유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십자가 네온사인
한국에서는 야간에 도시 곳곳에서 붉은 네온사인으로 점철된 십자가를 마주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외국인의 눈에는 놀랍고 신기하게 느껴진다고 하는데요.
대한민국에서는 교회 십자가 등 종교 상징물의 조명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 사항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LED 조명을 단 십자가의 밝은 조명이 인근 주택까지 비쳐 주민들이 불면에 시달리는 등 문제가 불거졌는데요. 게다가 네온사인으로 된 야간 십자가 조명이 전력소모량이 많고 일각에서 빛 공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등 ‘십자가 네온사인’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카드 결제 시 비밀번호 안 누르기
한국에서는 IC 카드로 결제할 때 따로 비밀번호를 누르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해외 신용카드 시스템은 한국과 조금 다릅니다. 동남아시아, 유럽 국가는 IC 카드를 단말기에 꽂은 뒤 비밀번호를 눌러 승인을 받아야 결제가 이뤄지기 때문이죠. 심지어 한국에서는 그냥 긁으면 되기 때문에 IC 카드 칩 비밀번호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보통 IC 카드 비밀번호는 4자리 숫자로 카드 비밀번호와 같은 경우가 많지만, 간혹 등록이 안 되어있을 때도 있습니다.
또 외국인들은 한국인이 카드 계산 후 서명할 때 모두 같은 사인을 한다며 신기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더군다나 손님들이 몰려드는 점심 피크 타임에는 식당 주인이 대신 서명하기까지 하니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빨간불 우회전
사거리에서 건널목을 건너려는데 갑자기 우회전하는 차와 부딪힐뻔한 경험 한 번쯤 있을 겁니다. 우리나라 도로교통법은 빨간불이더라도 우회전할 수 있도록 정해놨는데, 이는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합니다. 한국과 북미를 제외한 80여 개 국가에서는 빨간불일 때 어떤 방향으로든 차가 움직여서는 안 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교통안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에 가까운데요. 그 이유 중 하나가 우회전 통행법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사고도 그만큼 잦아서 교차로 사고 10건 중 2건은 이 빨간불 우회전 때문에 생기고 있죠. 이에 따라 대부분의 국가가 금지하고 있는 적신호 시 우회전을 한국도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청도 빨간불에서는 무조건 일시 정지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도로교통법이 하루빨리 개선되어 ‘빨간불 우회전’ 때문에 생기는 교통사고가 줄어들기를 기대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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