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일반적으로 ‘여성에게 가장 위험한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를 찾는 외국인 여성들은 물론 자국인 여성들에게도 말이죠. 2012년 뉴델리 시내버스 안에서 20대 여대생이 집단으로 성폭행당한 뒤 숨진 사건이 결정적이었는데요. 이 사건이 국내외로 널리 알려지면서 인도의 안전 이미지가 바닥으로 떨어지기도 했죠.
아직 여성 인권이 낮은 인도에서는 버스뿐만 아니라 지하철에서도 성추행이 자주 발행하는데요. 이처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수도인 뉴델리와 뭄바이, 캘커타 등의 지하철에는 여성의 안전을 위한 ‘여성전용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잡한 틈을 타 여성전용칸에 탑승하는 남성들도 종종 볼 수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칸에 남자가 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요즘 인도에서는 여성 안전이 최대 이슈 중 하나입니다. 인도 방송인 타임스 나우에 따르면 매시간 전국에서 평균 37건의 여성 대상 범죄가 발생한다고 하는데요. 가정 폭력 사건 다음으로 흔한 것이 강간, 성폭행, 성희롱입니다. 2016년 인도에서는 무려 3만 8,947건의 강간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죠.
이에 인도 여성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사회 곳곳에는 여성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띕니다. 우선 대중교통에서 남성들에 의한 성추행이 빈발하고 있다는 여성들의 불만이 커짐에 따라, 2010년부터 지하철의 전동차 한 칸을 여성전용칸으로 지정해 남성들의 탑승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주로 기관실 바로 뒤쪽 칸이 여성전용칸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각 역의 입구와 바닥에 여성전용칸 출입구 ‘ladies only’가 표시되어 쉽게 알아보고 이용할 수 있게끔 되어있는데요. 탑승하려는 수요는 높은 반면 여성전용칸의 수가 터무니없이 적어 전쟁 같은 일상이 매일 반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통근시간이 되면 승강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요. 열차가 도착하기 전 이미 여성전용칸의 내부는 만원 상태지만, 승강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리 한쪽이라도 걸치기 위해 안간힘을 쓰죠. 문에 매달리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남성에게 불쾌한 일을 당할까 봐 내내 마음을 졸이는 것보단 여성전용칸에서 낑긴 채로 가는 것이 낫다는 것인데요.
이 여성전용칸은 철저한 금남의 구역입니다. 유튜브와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여성전용칸에 남자가 탔다가 여성들에게 따귀를 맞고 내쫓기는 영상이 여럿 있기도 하죠. 다음 역에서 문이 열리자, 여경까지 합세해 따귀를 때리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최소한 지하철에서만큼은 성범죄로부터 안전해지고 싶다는 인도 여성들의 울분이죠.
실제로 인도 뉴델리에서 여성전용칸에 탑승했던 남성들이 분노한 여성들에게 붙잡혀 체벌을 당하는 일도 있었는데요. 이 여성들은 구내에 있던 경찰에 처벌을 요구해, 남성들이 지하철 승강장에서 강제로 윗몸 일으키기 운동을 해야 하는 벌을 받기도 했었죠. 또한, 이 남성들에게는 250루피, 한국 돈으로 6천여 원의 벌금도 부과됐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한국에서는 1992년 성범죄 예방의 목적으로 지하철 1호선과 국철에 여성전용칸 제도를 도입했지만, 머지않아 중단됐습니다. 이후 지하철 내 여성 성범죄가 늘어나면서 2008년부터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에 의해 ‘여성안전칸’ 이라는 제도가 시범 운영된 적이 있는데요. 남성 역차별이라는 비난이 거세 확대 운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2016년 6월 22일부터는 부산 도시철도 1호선에서 국내 유일의 여성전용칸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승객이 몰리는 시간에 임산부와 영유아를 동반한 여성을 배려하고, 여성 대상 범죄를 예방하자는 취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하철 범죄 피해자를 여성에 한정하면서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는 역차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죠.
한편 이런 여성전용칸은 인도와 한국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도 여성전용칸이 운영 중인데요. 이집트 카이로와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 이란 테헤란,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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