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변에
모인 인파만 수천 명
미국의 코로나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습니다. 현지시간 기준 24일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5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1월 21일 첫 코로나19 환자 발생 이후 두 달 만에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국은 코로나 대응에 다소 미온적이었죠, 하지만 유럽 전역에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검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데요. 그 결과 며칠 새 환자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미국이 중국 다음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미국의 상황이 심각하게 흘러가는 만큼, 정부의 방역도 중요하지만 개개인도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타인과의 접촉을 피해야겠죠. 하지만 미국의 젊은 층은 전혀 개의치 않고 해변에서 파티를 즐겼다고 합니다. 대체 이 시국에 무슨 일인 것일까요? 계속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트럼프, 비상사태 선포
미국의 확진자는 지난 19일 기준 1만 명을 넘은 이후로, 이틀 뒤인 21일에는 2만 명을 돌파했죠. 25일인 지금까지 확진자가 5만여 명이니, 하루에 1만 명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속도가 계속 이어진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없이 심각해집니다.
이에 미국 정부는 국가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현재 사망자는 계속해서 발생하고, 의료 여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죠. 앞으로 발생할 감염자를 최대한으로 줄이겠다는 대비책으로 보이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했죠.
담화 내용은 최소 15일간은 코로나19 증상이 있을 시 외출 삼가, 10인 이상 모여있지 말 것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국민들에게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강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으로써 확산 방지에 힘쓰는 모습입니다.
이 시국에 플로리다 해변 수천 명 모여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 와중에, 16일 플로리다 템파에 위치한 클리어워터 해변은 수천 명의 해수욕객들이 모였다고 합니다. 따뜻해진 날씨에 나들이를 나온 것인데요. 이 날 촬영된 사진만 보면 국가가 바이러스와 고군분투 중인 느낌은 전혀 들지 않죠. 심지어 16일은 트럼프가 ‘사회적 거리두기’ 담화문을 발표한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해변에서 여유를 만끽했습니다.
미국 최남단에 위치한 마이애미 해변 또한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19일 기준 마이애미는 코로나19환자가 300명 넘게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변에는 사람들이 북적였는데요. 봄방학을 즐기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날아온 대학생 때문이었죠.
미국 정부는 술집과 식당을 폐쇄할 것을 명령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심지어 한 대학생은 ‘걱정되지 않냐’는 질문에 “코로나, 걸리면 걸리는 거죠.”라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술집과 식당이 문을 닫아서 짜증 난다는 반응이었는데요, 오늘 미국에서는 10대 환자가 처음으로 사망했죠. 코로나19는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결국 미국정부는 해변 폐쇄를 결정했는데요. LA 지역과 산타모니카, 롱비치, 말리부 지역의 행정당국은 해변 주차장의 문을 닫고 공원과 산책로, 여가시설을 폐쇄하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봄나들이에 나선 이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지인까지 바이러스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네요.
삼성, LG 공장도 셧다운
코로나19여파로 한국에 있는 미국 공장들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공장들이 줄줄이 잠정 휴업에 돌입했는데요, 오번힐스의 삼성 SDI 전기차 배터리 팩 공장과 LG화학의 미시건주 홀랜드 배터리 셀 공장은 4월 13일까지 가동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공장 직원들이 정부의 행정 명령에 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갔기 때문인데요, 배터리 셀 공장을 제외하고는 다른 해외 사업장은 정상 가동 중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공장 운영을 멈춘 만큼 배터리 산업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미국 조지아에 근거지를 둔 기아자동차는 2주간 생산을 중단합니다. 생산 재개 시점은 다음 달 13일이라고 하는데요,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지점의 가동이 중단되며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기자 잠정 휴업을 결정했습니다. 앨라배마 지역 현대자동차의 가동 중지 일정은 이달 말까지라고 하네요.
한국에 SOS 요청한 미국
결국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25일, 23분 동안 이뤄진 통화를 통해 한국이 미국의 코로나19 대처를 위해 의료 장비를 지원해 줄 수 있는지 물어봤죠. 특히 급히 진단키트를 필요로 했는데요, 문 대통령은 “국내 여유분이 있다면 최대한 지원하겠다”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트럼프는 키트 지원에 장애물이 되는 FDA 승인에 대해서는 오늘 중 승인되도록 즉각 처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은 이례적인 사례이죠. 그만큼 미국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화였습니다. 각 국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하루빨리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어야 할 텐데요, 또한 미국 시민들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적극적으로 정부에 협조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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