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일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은 일본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대전지법 역시 미쓰비시중공업의 재산 압류 결정을 내리면서 일본 정부가 이에 반발하고 있죠.
패소한 일본 기업에 대한 자산 압류 조치가 진행되고, 추가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잇따르자 일본 정부는 구체적인 보복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이 검토 중인 정책 때문에 비상상태로 접어들었는데요. 지금부터 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인 아소 다로는 한국을 상대로 취할 수 있는 보복 조치로 관세 인상과 송금, 비자 발급 정지 등을 거론했습니다. 일본 기업에 실제 피해가 생기면 다른 단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요. 사태 추이를 보아가며 일본 측이 대응 강도를 높이겠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신규가입을 요청하면 이를 거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1개국이 참여하는 CPTPP는 지난해 말 일본과 멕시코 등 6개국에서 먼저 발효됐는데요. 참가국 가운데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신규가입이 허용되지 않는 구조죠.
일본 내에서는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불화수소를 한국에 수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국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인데요. 이 같은 보복조치를 바로 현실화하기보다는 우리 정부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많습니다.
한편 한국인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폐지하거나, 취업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는 방안 등의 정책도 검토 중이라는데요. 현재 우리나라는 비자 없이 일본 여행은 가능하나, 90일 이상 현지에 체류하려면 장기체재용 비자를 발급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모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선뜻 나서지는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이 700만 명을 훌쩍 넘는 상황에서 섣부른 대항조치가 일본 관광업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일본 정부는 여러 가지 대응 카드를 우리 정부를 향해 보란 듯이 하나씩 흘리고 있는 셈인데요. 그러나 일본 내에서도 이런 조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한국에만 타격을 주는 방법을 찾기가 어렵고, 앞서 언급한 보복 조치를 실행하면 일본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보복 조치 시 불상사에 대비해, 우리 쪽도 타격을 줄 수 있는 맞대응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의 가능성을 검토해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양국 모두 경제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급속히 악화한 한일관계가 다시금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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