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기 잘못 산 일본
일본 정부는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와 1억 4천4백만 회의 코로나19 백신을 계약했습니다. 이는 7천2백만 명이 맞을 수 있는 분량인데요. 오는 17일부터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었던 일본 정부는 갑작스럽게 지침을 변경했습니다. 백신 한 병으로 6차례 접종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5차례로 줄이게 되었죠. 일본은 특수 주사기가 아닌 일반 주사기를 확보했습니다.
일반 주사기는 투약 후 피스톤과 바늘 사이에 남는 백신의 양이 특수 주사기의 3배나 되는데요. 이렇게 된다면 주사기에 남은 백신은 그냥 버려야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지난해 여름 이후 백신 접종을 위해 일반 주사기를 2억 개 넘게 확보했고 일본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최종적으로 지난달에 알게 됐습니다. 특수형 주사기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어 결국 병당 횟수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이죠.
한국 개발 특수 주사기
백신 공급난이 심각해지자 미국은 화이자 백신 1병당 5회였던 접종 횟수를 6회로 늘릴 수 있는 최소잔여형 주사기(LDS 주사기) 사용을 승인했습니다. 표준 주사기는 피스톤을 끝까지 밀어 넣어도 주사기 끝부분에 백신이 남게 되지만 최소잔여형 주사기는 바늘과 연결되는 빈 곳까지 약물을 밀어내 주사기 안에 남는 잔류량을 줄일 수 있죠. 현재 이 주사기는 국내 중소기업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 ‘신아양행’은 연간 LDS 주사기 2억 개를 미국으로 수출해왔습니다. 이 특수 주사기는 곧 시작될 국내 백신 접종에도 사용될 예정인데요. 또 다른 국내 기업인 풍림파마텍도 미국 제약회사의 LDS 성능 테스트를 통과하였습니다. 특히 삼성전자가 금형사출 기술을 지원해 풍림파마텍은 지난해 연말 연휴 기간 중 단 나흘 만에 시제품 금형 제작과 생산을 완료했습니다.
일본 방송에 소개
일본의 한 방송에서는 한국의 특수 주사기를 소개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접종 상황을 확인하고 주사기가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 작년 연말부터 증산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는데요. 기존 월 400만 대에서 현재 1000만 대까지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었다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일본 정부에도 우리도 증산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후행성장관은 “업체에 증산 요구를 하고 있지만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라고 밝혔죠.
업체 관계자 측은 “새로운 주사기를 만들려면 일본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승인받는데만 수개월 걸린다”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네티즌들은 ‘한국은 백신 접종을 위한 준비를 갖추고 있어. 이런 뉴스를 보도해 국민의 준비 의식을 높이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한국에서 주사기 살 수 있다면 사는 게 좋지 않을까?’, ‘여전히 백신 공포증에 빠져있는 일본인들은 본받아야 해’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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