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나가면 개고생이더라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로마가 한때 세계의 중심이었기 때문이죠. 더불어 이탈리아는 명실 상부한 유럽 역사의 중심지입니다. 덕분에 이탈리아는 관광객들이 사랑하는 관광지 중 한 곳입니다. 하지만 부푼 꿈을 안고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일부 관광객들의 후기는 냉랭했습니다. 심지어 ‘다음번엔 가지 않겠다’라고 말하는 분도 있었죠. 유럽 여행의 필수 코스로 알려진 이탈리아에서 그들은 어떤 일을 겪은 것일까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뽀꼬쌀레’ 외쳐야 하는
짠 음식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를 먹어본 경험이 있다면 충격적인 짠맛에 놀라셨을 겁니다. ‘소금 파스타’를 방불케하는 짠맛 때문에 몇 번 먹지도 못하고 포크를 내려놔야 했는데요. 하지만 이탈리아 파스타에는 한국 파스타에 넣는 소금의 반도 안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음식 자체가 소금기가 많기 때문에 궁극의 짠맛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죠.
따라서 한국인들이 이탈리아에 여행 가면 필수로 배워야 하는 이탈리아어가 있습니다. 바로 ‘뽀꼬 쌀레’인데요. ‘소금 적게 넣어주세요.’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노 솔트! 뽀꼬쌀레”를 외쳐도 여전히 짠 음식 때문에 넌더리가 나기도 하죠. 오죽하면 여행 블로거들 사이에서 짜지 않은 이탈리아 파스타집 정보가 공유될 정도입니다.
매번 사야 하는 버스 티켓
이탈리아는 교통카드가 없습니다. 심지어 버스나 지하철에서 현금을 받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것일까요? 바로 종이로 된 버스 티켓을 일일이 구매하면 됩니다. 이용일 수에 따라 정기권도 있지만 짧은 일정으로 머무르는 관광객들은 주로 일일권을 선호하죠.
종이 티켓은 그다지 불편하지 않다고 해도 문제는 티켓을 파는 곳이 잘 없다는 것입니다. 티켓은 길거리에 <TABACCHI(타바키)>라고 적힌 구멍가게나 지하철역 부근에서 구매할 수 있는데요. 타바키는 밤 8-9시만 되면 닫아버리고 몇 없는 지하철역은 쉽게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티켓을 구할 수 없는 관광객들은 걷거나 택시를 타야만 하죠.
호텔에서 부과하는 추가 요금
대부분 유럽 관광 지역에서는 ‘도시세’를 받고 있습니다. 도시 세는 쉽게 말해 관광객들이 해당 도시로 몰려들어 소음이나 환경문제가 발생하니 그에 대응하는 세금을 내라는 것이죠. ‘여행자 체류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역이나 숙소의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숙박시설에 체크인이나 체크아웃 할 때 의무적으로 내야 하죠.
이탈리아의 경우 로마, 피렌체, 베니스, 밀라노 등에서 등급에 따라 1박 당 최대 7유로(약 만 원)까지 부과합니다. 도시세가 가장 비싼 로마 5성급 호텔의 경우 최대 10박까지 도시세를 받고 있기 때문에 70유로인 10만 원이 세금으로 더 부과되는 셈입니다. 또한 도시세는 경험상 현금으로만 받는 곳이 많아서 굉장히 불편합니다.
하지만 다소 비싼 도시세에 비해 호텔 시설이 열악하거나, 관광 여건이 잘 갖춰지지 않아 관광객들은 불만을 토로합니다. 물론 이탈리아 베네치아가 관광객들로 환경오염이 심각하게 되고 있고 각종 유적지가 훼손된 것은 맞죠. 그럼에도 이탈리아는 세금을 제일 많이 받고 있는 만큼 질 좋은 관광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경악스러운 사기 수법
이탈리아 관광지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기 수법은 꽤 유명합니다. 다짜고짜 팔에 팔찌를 채우고 돈을 요구하는 팔찌 사기단과 소매치기가 그중 하나입니다. 특히 관광지 바닥에 그림을 깔아놓고 살짝 밟기만 해도 돈을 요구하는 ‘그림 사기단’이 악명 높은데요. 이탈리아 영사관에서도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띄운 바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피렌체 지역 가죽 사기가 있습니다. 피렌체는 가죽으로 유명한 도시인만큼 관광객들의 가죽 제품 쇼핑은 필수 코스죠. 하지만 일부 상인들은 중국산 가죽을 이탈리아 가죽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으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노점상은 호객행위도 굉장히 심하고 상인들이 불필요한 터치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죠.
사람 반 비둘기 반,
오버 투어리즘
이탈리아는 전 세계인이 사랑하는 관광지인 만큼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심지어 ‘이탈리아에서 사람이랑 비둘기만 보고 왔다’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올 정도입니다. 관광객들은 포토그래퍼들이 SNS에 올려놓은 멋진 이탈리아 풍경을 기대하고 여행을 갑니다. 하지만 현실은 사람에 치여 제대로 된 독사진 하나 건지기 어렵죠.
광장에는 비둘기가 넘쳐나고 깃발을 든 수십 개의 여행사, 호객행위를 하는 상인들을 뚫고 지나가면 “한국인이세요?”라고 물으며 사진 촬영을 부탁하는 한국인도 많이 마주치죠. 어딜 가든 들려오는 한국어에 여기가 이탈리아인지 한국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많습니다. 최근 오버 투어리즘이 주요 관광지들에서 심각하게 문제가 되면서 ‘투어리즘 포비아(관광 공포)’라는 신조어도 등장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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