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다, 가을에 벌어지는 은행털이 장면
가을이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덕에 거리 분위기가 살아나곤 합니다. 하지만 은행 열매의 악취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곤 하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가을마다 진행되는 일이 있습니다. 과연 무엇일지 살펴보도록 하죠.
은행나무 많이 심는 이유는
서울의 가로수 중 70%가 은행나무일 만큼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은행나무는 가로수로 이용되는 걸까요? 가로수가 되려면 공기 정화와 열섬효과 제거 등 환경개선에 도움을 주면서 공해에도 강해야 하는 등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은행나무는 다른 나무보다 오염과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가로수로 많이 심는 것인데요.
은행나무는 우리나라의 기후와 토양에도 적합하고 해충이 싫어하는 물질을 내뿜어 병충해에도 강한 것입니다. 또한 자정작용이 강하기 때문에 도시의 매연을 흡수하는 역할도 하죠. 하지만 2018년 산림청의 조사에 따르면 5년 동안 5328그루의 은행나무가 교체 및 제거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고약한 냄새 때문이었습니다.
은행 털이로 악취 막는다
은행나무는 열매가 생긴 암나무에서만 악취가 납니다. 열매의 껍질에 은행산과 독성 성분인 빌로볼 성분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독성물질 때문에 외부로부터 열매를 보호할 수 있지만 이러한 성분은 피부에 닿을 경우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냄새로 인해 해마다 민원이 쇄도한다고 하는데요. 이맘때가 되면 구청에서는 ‘은행나무 열매 털이 기동반’을 편성하고 열매 털이 작업을 시행해왔습니다.
아예 은행나무 열매가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에 채집망이 설치되기도 합니다. 이는 은행나무 열매와 낙엽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데요. 나무에 해를 가하지 않고 열매와 낙엽을 제거하는 친환경 방법이기도 합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악취가 나는 암나무를 다른 나무로 교체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는데요. 교체하지 못했거나 보존가치가 있는 은행나무는 특수 장비를 활용해 열매 털기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진동 수확기로
올해부터 일부 지자체에서는 집게 모양의 기계를 장착한 중장비를 동원해 은행 털이에 나섰습니다. 이는 임산물 수확기로 나무에 진동을 주면 순식간에 열매가 떨어집니다. 1초에 열 바퀴 정도 회전하면서 진동 파장을 일으키는 것인데요. 임산물 수확기로 인해 2달 걸리던 작업이 단 일 주일로 줄어들었습니다. 작업 속도도 빨라졌음은 물론 작업자들의 신체적인 부담과 피로감도 덜하게 되었죠.
기존에는 작업자가 직접 크레인을 타고 위로 올라가야 하기 때문에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는데요. 또한 한 번 은행 털이 작업을 진행하고 나면 오랫동안 냄새가 배어 잘 지워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임산물 수확기 덕분에 안전하고 빠른 작업이 가능해진 것이죠. 이렇게 수확한 은행나무 열매는 중금속 검사를 의뢰해 식품으로의 섭취 안전성 확인 절차를 거치게 됩니다. 이후 사회복지시설이나 수요가 있는 기관에 무상 기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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